“악취 참아가며 버려진 양심 찾아”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현장 동행 취재
26일 밤에만 500ℓ달해…5건 적발 과태료 부과
지능화된 투기 적발 어려워 분리배출 의식 개선 절실
쓰레기 무단투기 행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 26일 밤 10시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 기자는 이날 제주시 환경미화과 직원 10여명과 동행해 연동 일대에서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현장을 취재했다.
처음 찾은 곳은 바오젠거리 공영주차장 인근 클린하우스. 클린하우스 내부에는 펼쳐지지 않은 종이박스가 무분별하게 쌓여있었고, 외부에는 종량제봉투가 아닌 일반 비닐봉투에 담아 버린 쓰레기들이 널려져 있었다.
직원들은 펼쳐지지 않은 종이박스를 정리하는 한편, 투기자를 적발하기 위해 무단 투기된 비닐봉투를 해체했다. 직원들은 악취나는 봉투 속을 헤집으며 증거물을 찾았다.
10분 동안 쓰레기를 뒤졌지만 무단투기자 신분을 밝힐 단서는 찾지 못했다.
문성조 환경미화담당은 “무단투기된 쓰레기봉투가 10개라면, 9개는 허탕을 친다”며 “대다수가 신분이 노출될만한 쓰레기는 아예 넣지 않거나, 오려내서 버리는 영약함을 보이고 있다”고 단속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직원들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준비한 종량제봉투에 무단투기된 쓰레기를 담고 인근의 다른 클린하우스로 이동했다. 상점가 중심에 위치해 쓰레기 배출량이 많고 무단투기도 빈번한 곳이다.
실제로 검은 비닐봉투에 담긴 쓰레기가 클린하우스 수거함에 상당수 있었고, 신발가게에서 나온 신발 상자들이 펼쳐지지 않은 채 바닥에 뒹구는 등 정리상태도 좋지 않았다.
이번엔 첫 쓰레기봉투를 해체하자마자 투기자를 밝혀낼 증거가 포착됐다. 봉투 속에는 클린하우스 인근 P커피숍 영수증과 티슈, 커피가루, 다 쓴 스무디소스 팩 등이 발견됐다. 직원들은 증거 사진을 찍고, 과태료 부과를 위해 사진을 동주민센터 담당자에게 전송했다.
쓰레기를 무단투기자에게는 10만~3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직원들은 이날 연동 관내 15개 클린하우스를 돌며 50ℓ 종량제봉투 10개분에 달하는 무단투기 쓰레기를 정리했다. 또 P커피숍 등 5건을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했다.
제주시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불법쓰레기투기 443건을 적발, 45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올바른 쓰레기 배출에 대한 시민의식 개선이 절실하다.
현윤석 환경미화과장은 “알아주는 사람은 없지만, 직원 모두 사명감을 갖고 무단투기 단속과 클린하우스 정리에 임한다”며 “쓰레기 배출 시에는 종량제봉투를 사용하고, 분리수거만 잘해달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