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빈 위클래스 교실
아이 정신건강 ‘빨간불’

상담전문 인력 지원 끊겨…교사들이 상담 도맡아

2015-05-26     박미예 기자

학업중단 위기, 학교폭력 등으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상담을 위해 도내 학교에 설치된 위클래스(WeeClass)의 상담전문인력 지원이 일부 끊기면서 아이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학생 위기 상담실인 위클래스는 학업중단, 자살 시도로까지 이어지는 학생들의 중대한 고민을 상담하기 위해 마련된 We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08년 이명박 정부의 국정과제로 시작,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26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내 위클래스의 경우 초·중·고 전체 187개교 중 86개교에 설치, 상주 상담교사 혹은 상담사가 1명씩 배치돼 교육 현장의 최전선에서 아이들의 정신적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전교생 수가 100명 이하인 학교, 교실이 부족해 위클래스를 구축할 수 없는 학교 등의 경우 위클래스 설치는 논외로 밀려난다.

특히 일부 학교의 경우 위클래스 운영 중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상주 상담전문인력 지원이 끊기는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A초등학교는 2012년 위클래스를 설치, 학교 한 편에 상담실을 마련해 운영해왔으나 지난해부터 상담사 지원이 중단되면서 위클래스를 사용하지 않는 빈교실로 방치한 상태이다.

현재 해당 학교 학생들은 가정사, 학우관계 등 고민이 있을 때 담당교사나 교감에게 털어놓는 실정으로 전문적인 상담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또한 상담 업무가 교사에게로 넘어가면서 교원 업무 경감을 추진 중인 도교육청의 정책방침과도 어긋나고 있다.

아울러 상담인력의 전문성 문제도 지적됐다.

한 교사는 “전문 상담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려고 해도 적은 연봉을 받고 학교에서 근무하려는 전문 인력이 그리 많지는 않다”며 “차선책으로 상담 관련 자격증, 사회복지사 자격증 등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내 위클래스 설치 학교는 매년 늘고 있고, 중간에 상담 인력이 끊긴 학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장과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어 “보다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하는 전문상담의 2명을 채용하는 등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