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덜 가지면 나눔의 뿌듯함 배가 되죠”

아름다운 기부 행복한 제주 <33>
고대홍 누가한의원 원장

2015-05-26     윤승빈 기자

인술을 펼치면서 ‘나눔’도 적극 실천하는 한의사가 있다.

5년째 어려운 이웃을 후원하고 있는 제주시 일도2동 누가한의원 고대홍 원장(41)이 그 주인공이다.

서귀포시 대정읍 출신인 그는 강원도 원주에 있는 상지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한 후 2005년 서울에서 한의원을 운영했다. 이후 2009년 고향인 제주로 돌아와 ‘누가한의원’을 개원했다.

고 원장이 ‘나눔’을 시작한 것은 ‘누가한의원’ 개원 이듬해인 2010년부터다. 그 전까지는 나눔을 해야 할 이유도, 하는 방법도 몰랐다고 한다.

고 원장은 “사실 서울에 있으면서는 나눔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며 “제주에서 한의원을 영업하면서부터 나눔의 필요성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서울과는 달리 제주에서 한의원을 찾는 환자 대부분이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이었다”며 “이들을 돕고 싶었지만 병원에서 진료만 하다 보니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고 원장은 사회복지시설에서 ‘나눔’의 해답을 찾았다. 그는 2010년부터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는 착한가게 켐패인에 가입(11호)해 매월 수익의 일부를 나누고 있다.

이와 함께 노인복지시설, 소아암재단, 저소득 아동·청소년 후원에도 기부를 약정했다. 기부는 5년이 지난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고 원장은 “처음엔 나누는 법도 몰랐지만, 한번 하고나니 ‘나눔’의 이유를 알게 됐다”며 “이제는 동료 원장들한테도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나눔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주 사회 전반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돌봐주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요즘 물질 가치를 중요시하는 풍토가 형성되다보니 자기 욕심을 채우기 바쁜데, 조금 양보하고 나보다 덜 가진 사람들을 도우면 ‘나눔’의 뿌듯함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눔의 ‘투명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자신의 기부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있도록 사회복지단체들이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 원장은 “기부하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기부금이 실제로 필요한 사람들한테 전달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많이 갖는다”며 “기부 과정이 투명화 돼야 ‘나눔’문화가 제대로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