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유감’
‘有終의 美’ 거둔 대회
도교육청 등 배려 부족
관중석 텅 비어 아쉬움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여전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
이웃을 위해 燈 밝혀야
“한마디로 최고의 대회였다.” 지난 19일부터 4일간 제주에서 개최된 제9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와 관련 김성일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의 평가다.
그는 “제주도에서 처음 열리는 장애인체전이어서 걱정도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대회가 진행 될수록 원희룡 지사의 특별한 관심과 제주도장애인체육회가 성심성의껏 준비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른 시·도 장애인체육회도 배워야할 모범적인 대회였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제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경기장 관중석이 텅텅 비어 있었던 것은 아쉬었다”고 피력했다. “일반 학생들이 경기장을 찾아 장애학생들이 뛰는 모습을 보았다면 자연스럽게 인성(人性)교육이 이뤄질 수 있었는데 교육청의 배려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는 ‘안전과 예산 절감’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0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했지만 단 1건의 안전사고(安全事故)도 없었다. 제주도체육회의 협조로 고가의 경기장비 등의 구입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얻었다.
비록 일부 경기장의 운영 미숙이 드러나긴 했으나 대회 전체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더욱이 제주도 선수단이 지적장애인축구대회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유종(有終)의 미(美)’도 거뒀다.
다만 한 가지 유감(遺憾)인 것은 4일간의 대회기간 내내 관중석이 텅텅 비었다는 사실이다. 이번 대회에서 유독 강조한 것은 ‘함께’였지만 현실은 그러질 못했다. 장애를 가진 또래 아이들의 ‘도전과 열정의 무대’를 현장에서 지켜보고 느끼게 했다면 아주 훌륭한 산교육의 장이 되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교육청과 일선 학교장의 관심(關心)과 배려(配慮) 부족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은 대략 300만명 내외로 알려졌다. 또한 WHO(세계보건기구)의 세계건강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장애인은 10억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948년 발효된 세계인권선언엔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라고 명문화(明文化)됐다. 특히 1975년 유엔장애인권리선언에서는 장애인의 인권을 특별히 다루고 있다.
조선 시대 성군(聖君)인 세종대왕은 이미 600년 전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을 추진했다. 점복사를 비롯해 독경사와 악공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장애인을 위한 전문 직업 창출에 진력한 것이다. 생생지락(生生之樂·모든 백성이 행복하게 사는 것)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공공선(公共善)이 세종시대를 관통하는 핵심 아이콘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근 들어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偏見)과 선입견은 남아 있으며 무심코 내뱉는 한마디와 행동 하나가 그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 있다.
장애는 단지 ‘다름’을 의미한다. 사회통합과 문화 선진국으로의 발돋움을 위해서라도 좀 더 우리들의 적극적인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그것은 최소한 장애인 주차장 만큼은 차를 세우지 않는 작은 배려와 관심 등 아주 자그만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큰 돈이 들지 않는 칭찬이나 사과(謝過) 등을 일상에서 생활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일선 학교에서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올바른 교육이 그 무엇보다 요구된다.
마침 어제(25일)는 불기(佛紀) 2559년 부처님 오신 날이었다. 조계종은 이날 행사를 ‘이웃과 함께하는 법요식’으로 치렀다. 종정(宗正)인 진제 스님은 봉축법어를 통해 “나를 위해 등을 밝히는 이는 어둠에 갇히고, 남을 위해 등을 밝히는 이는 부처님과 보살님께 등(燈)을 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처님께선 일체만물은 모두 불성(佛性)을 지닌 평등한 존재이며 삶은 아름다운 인연이라고 가르치셨다. 대자대비(大慈大悲)하신 부처님의 깨우침이 우리 마음에 스며들어 모든 이웃, 특히 장애인과 함께 아픔을 같이하는 등을 환하게 밝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