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면세점시장 절반 대기업 ‘잠식’
신라·롯데 작년 매출액만 5900억원…3년새 2.7배 증가
제주를 찾는 중국 관광객 성장세와 맞물려 도내 면세시장 규모도 급속히 커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대기업 면세점의 지역 환원폭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제주지역 면세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면세점 매출액은 약 1조 46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신라와 롯데 등 대기업 시내 면세점이 5900억원으로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대기업 면세점의 시장 지배력은 압도적이다.
특히 이들 대기업 면세점의 매출신장 폭은 2011년 2133억원에 견줘 약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외국인 면세 시장의 매출 폭이 2배가량 확대된 것에 비해 빠른 매출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제주국제공항 출국장에 오픈한 한화갤러리아 역시 국내 면세사업자 중에서는 처음으로 오픈 첫해에 흑자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씀씀이가 큰 중국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데 기인했다는 평가다. 2011년 제주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57만 247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011년 대비 5배 증가한 285만 9092명이 방문했다.
제주대학교 홍성화 교수 등이 지난 1~15일까지 제주 시내 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 1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3%가 면세점 쇼핑 금액이 350만원 이상 이라고 답했다. 200만원 이상 350만원 미만도 전체 19%에 달했다. 중국 관광객들의 씀씀이가 크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이에 반해 지정면세점인 JTO(제주관광공사) 면세점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고,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면세점은 6.3% 늘어나는데 그쳤다.
올해 역시 제주를 찾는 중국 관광객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시내 면세점의 활황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시장 성장에 따른 과실을 독식해 왔던 대기업 면세점의 지역사회 환원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관광학계 관계자는 “부정적인 지역 여론을 의식한 롯데의 현지법인화 약속이 경쟁사인 신라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해 신라 역시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면세점 현지 법인화가 지역경제에 어느 정도 파급효과를 가져올 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와 별도로 일부 특정 행사의 1회성 후원 등이 아닌 지역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