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잘된 모습보면 뿌듯하고 보람”

제34회 스승의 날 홍조근정훈장 고상구 교사
학습부진아 방과후수업 등 소외 아이들 보듬어
불량서클가담 학생과 기숙하며 지도 ‘참 스승’

2015-05-14     박미예 기자

자기를 가르쳐 인도하는 사람을 뜻하는 ‘스승’. 학생은 교사에게서 교과 이상의 것을 배우며 자란다.

36년여 동안 교직에 몸담으며 학생들의 든든한 길잡이가 된 고상구(62)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교사가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홍조근정훈장을 받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정년을 앞둔 시점에서도 학생 교육에 매진하는, 헌신적이고 다른 교사들의 귀감이 되는 진정한 스승”이라며 훈장수여 추천의 배경을 설명했다.

14일 수상자 발표 후 고 교사는 “특별할 것 없이 그저 학생들을 마음으로 대했다”며 “저에게는 과분한 상”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고 교사는 1984년도부터 지금까지 세화고, 제주중앙여고, 표선고, 제주제일고 등에 근무하며 학습부진아 대상 무보수 방과후 수업, 학교 부적응 학생 상담 활동 등 소외된 아이들을 보듬고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힘썼다.

특히 세화고에 근무하던 1979~1984년도에는 불량서클에 가담한 학생, 괴롭힘 등의 이유로 학교에 못나오는 학생 등과 같은 방에서 기숙하면서 지도해 이들을 무사히 졸업시키기도 했다.

고 교사는 “교사라는 이름표를 처음 달 때부터 엇나가거나 겉도는 학생들을 보면 저 아이들을 잘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속을 썩였던 아이들이 무사히 졸업해 직장을 갖고 멋지게 살아가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사회인이 된 제자들과 자주 연락하고 밥도 먹는다”며 “교사들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 아이들이 따라주기를 바라지만 결과가 반대로 나오기도 한다. 학생들이 교사의 노력을 몰라주는 듯 해도 성인이 된 후 찾아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을 보면 사람의 성정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낀다”고 미소를 지었다.

고 교사는 오는 8월 말 정년퇴임을 앞두고 시원함보다 섭섭한 마음이 앞선다.

그는 “교직 생활을 되돌아보면 ‘더 열심히 하고,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칠 수 있었는데’라는 후회도 들고, 제자들이 잘 된 모습을 보면 뿌듯한 마음도 든다”면서 “퇴직 후에는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천천히 찾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일을 하면서 어려워도 즐겁게 했고, 기분 좋게 했다. 그것이 저한테는 보람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