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같은 은혜…"선생님 고맙습니다"

2015-05-14     제주매일

올해도 어김없이 스승의 날(15일)이 찾아왔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볼수록 높아만 지네’로 시작되는 스승의 날 노래가 예서제서 들려오겠지만 유쾌하지만은 않은 것이 오늘 우리 교육현장의 모습이다.
제주매일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서귀포시가 ‘선생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를 주제로 실시한 공모전에 나온 다양한 작품들을 모아 소개한다.

 

고귀한 선물 주신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의 품처럼 아늑하고, 그 말씀처럼 높고 푸른 오월의 하늘을 바라보면서 오랜만에 선생님께 편지를 써 봅니다.

그동안 동네에서 자원 봉사하는 회원들과 어울리면서 소박하게 봉사활동을 하던 평범한 주부에서 지금은 개인이 아니라 도민을 위해 봉사하고,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늘 노력하는 자리에 서 있습니다. 부지불식간에 찾아오는 무거운 책임감이 양 어깨를 누를 때가 점점 많아지지만 그럴 때마다 선생님의 음성을 귓가에 떠올리면서 잠시 눈을 감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선생님!

그동안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직접 찾아뵙지도 못하고, 전화 한 통화로 안부를 대신 물을 수도 있는데 자주 그렇게 못 해서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선생님께서는 제가 힘들 때마다 하던 일을 멈추시고 가만히 제게 손을 내밀어 주셨는데 말입니다.

농부의 딸로 태어나 시골에서 중학교를 졸업했고, 공부가 너무 하고 싶어 인문계를 꿈꿨지만 취업을 위해서 제주시에 있는 실업계 고교에 입학한 저를 선생님은 “서귀포 촌년”이라고 자주 놀리셨고 늘 웃음과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시골에서 올라온 제가 주눅 들지 않도록 남다른 관심을 보내주셨습니다.

촌년이라는 말에 상처를 받기보다는 관심어린 말로 느껴져서 무척이나 행복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께서는 공책을 가지고 교무실로 오라고 부르셨습니다. 그 당시 저는 공부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 중간 정도의 수준이었는데 선생님은 책상 위에 다른 공책 한 권을 올려놓고는 제 공책과 비교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제 공책에는 선생님께서 칠판에 써주신 글만 달랑 적혀 있는데 다른 공책에는 선생님이 설명한 내용까지 빼곡하게 깨알처럼 적혀 있었습니다.

“뭐가 다른지 알 수 있겠어?”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설명까지 정리한 그 친구에게 놀랐고, 그 공책을 제게 보여주시며 큰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께 놀랐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저는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며 공부하는 기술을 터득하게 됐고, 결국 장학금도 받는 모범생으로 변화했습니다. 삶의 중요한 순간순간들을 기록하고, 늘 메모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선생님 덕분입니다. 그날의 가르침이 없었더라면 제 삶은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요?

선생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작은 것이 큰 것을 이룬다고 항상 말씀해주셨지요? 선생님의 고귀한 선물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더 봉사하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선생님의 고귀한 선물을 저도 세상에 아낌없이 선물하면서 저처럼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이, 청소년들이 꿈을 향해 도전하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열정으로 후원하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선생님!

풍요는 가지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풍요로워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소유보다는 경험이 중요한 것이겠지요. 경험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새로운 경험이 내게 찾아오는 것을 즐기면서 제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도민들의 삶도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그 누구도 아닌 저만의 걸음으로 걸어가겠습니다.

선생님이 제게 주신 사랑처럼 서로 나누며 배려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고 끝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선생님!

오월이 다 가기 전에 서 부두 바닷가에서 소박한 안주에 소주 한잔 올리는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모처럼 과거로 돌아가 그때 못 다한 고마움도 전하고, 많은 제자들에게 사랑을 선물하신 선생님의 손도 잡아 보는 시간을 만들겠습니다.

어느 곳에 계시든 선생님의 하늘입니다.

하늘을 볼 때마다 선생님을 생각하고, 선생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그 말씀처럼 세상을 살아가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선생님! 고귀한 선물을 제게 주셔서 고맙습니다!

2015년 5월...

항상 선생님이 그리운 제자 강익자 올림

 

 

날아라 손인형

 

우리반 애들은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무한열정-최고보다 최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