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중상자 2000여명 볼티모어 구치소 구금 거부돼
최근 3년간 미국 볼티모어에서 중상을 입고 도착해 구치소 수감이 거부된 범죄 혐의자가 수천 명에 달했다.
최근 경찰의 공권력 남용 의혹 속에 숨진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의 사례가 관행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로 해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신문 '더 볼티모어 선'이 정보공개 청구 제도를 통해 입수한 행정 자료를 보면 볼티모어 구치소는 2012년 6월부터 2015년 4월까지 경찰이 체포한 수감 대상자들 가운데 2천600명 정도를 부상 때문에 거부했다.
접수창구에서 기재된 거부 사유에서는 골절, 안면 외상 등의 부상이 나타났다.
수감 대상자들이 어떻게 다쳤는지 경찰에 제압되는 과정이나 체포 기간에 다쳤는지는 기록되지 않았다.
이 통계가 공개되자 경찰이 수감 대상자의 부상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는 취지의 비판이 뒤따랐다.
40년 동안 경찰 비위를 고발해온 변호사 드와이트 퍼티트는 "사람을 다치게 했는데 왜 치료를 받아야 하냐는 식의 무관심을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말했다.
범죄학자들과 법 집행 전문가들은 다른 두 가지 가능성을 보기도 했다.
경찰관들이 피의자들의 부상을 제대로 인지하는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거나 피의자들이 구속을 피하려고 꾀병을 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자료는 볼티모어 경찰의 공권력 남용 논란 때문에 최근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불붙고 나서 공개된 것이라고 더 관심을 받았다.
현재 볼티모어 경찰은 척수에 치명적 상처를 입은 그레이를 내버려둬 숨지게 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그레이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체포된 뒤 경찰 승합차 안에서 목뼈가 부러졌다. 경찰은 그레이를 한동안 방치했다가 이상 조짐을 느껴 병원으로 옮겼으나 그레이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일주일 만에 숨졌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8일 그레이의 사망 사건을 포함해 볼티모어 경찰이 처리한 다른 사건들로까지 조사 범위를 넓혔다.
헌법적 기본권을 침해한 사건이 있는지, 법 집행 과정에 인종차별이 개입되지 않았는지 등 폭넓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