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놓으면 잡혀간다"

올 5척 日에 피랍…어민들 EEZ '이해부족' 주 원인

2005-06-04     김상현 기자

최근 통영선적의 502신풍호가 일본 EEZ침범으로 나포됐다가 무사귀환한 가운데 도내 어선도 나포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및 역사교과서 왜곡을 둘러싸고 반일감정 고조 속에 국가적 이미지 실추 및 어민의 적지 않은 재산적 손실이 뒤따라 제주해경의 강력한 지도. 단속 및 교육이 필요한 실정이다.

3일 제주해경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우리 나라 어선 중 일본에 나포된 어선은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척이 제주어선이다.
위반 유형별로 보면 조업일지 부실기재 2척, 조업수역 위반 2척, 어창도면 미소지 1척 등으로 제주해경은 고의성 있는 무허가 조업보다는 어민들의 어업협정에 대한 이해부족에 기인한 경미한 사항 위반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선적지 별로는 서귀포시가 3척, 제주시와 한림이 각 1척씩이었으며 업종별로는 모두 연승어선이었다.

특히 올해 일본에 납부한 담보금이 325만엔(한화 약 3250만원)으로 지난해 나포된 7척의 담보금 355만엔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
또 이 같은 추세라면 일본에 나포된 어선이 가장 많았던 2003년(10척)을 넘어설 전망이다.
해경은 중국어선으로 인한 제주 연근해 어자원 고갈과 한일어업협정에 따른 조업구역 축소 및 어민들의 이해 부족 등으로 인해 나포어선이 감소되거나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이와 함께 야간 침범 조업 등으로 발견 및 검거가 곤란할 것이라는 어민들의 안일한 범죄의식이 잔존해 있으며 기초 준법정신 결여, 초범인 경우 불기소되는 경미한 처벌법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경 관계자는 "일본 수역에서의 침범 및 불법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이날 제주어선 일본 나포방지대책 회의를 갖고 경비함정에 순찰활동 강화는 물론 출항 전 어선 장비와 인원에 대해 철저히 확인할 것을 파.출장소에 지시했다"면서 "어자원 고갈로 일본측 경제수역 부근에서 조업하는 어민들에게도 주의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한.중 과도수역이 내달부터 EEZ에 포함됨에 따라 3000t급 경비함 태평양6호가 해경에 배치돼 일본 나포 방지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1999년 한.일 어업협정 이후 일본측에 나포된 제주어선은 1999년 4척, 2000년 2척, 2001년 4척, 2002년 8척, 2003년 10척, 지난해 7척 등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