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워싱턴대'는 무엇인가

2005-06-03     제주타임스

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은 제주에 무엇인가. 제주에 조지 워싱턴대 캠퍼스가 설립되면 국내는 물론 일본·중국·동남아시아 학생들이 제주에 유학을 올 것이고 경제적 파급효과와 함께 국제자유도시를 앞당길 수 있다는 바람을 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 ‘바람’이 사업목적 자체가 다르게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니 문제인 것이다.

당초 남제주군은 이 대학 분교 유치에 필요한 땅으로 115만 평을 무상 제공하겠다는 의향을 밝혔으나 대학 측은 100만 평을 추가로 요구하는 한편 ‘프로젝트의 재정적인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자료’를 요청했다고 한다.
게다가 대학 분교 설립에 필요한 모든 자금은 제주도가 무상으로 제공한 부지 위에 IT단지, 실버타운 등 투자자 유치로 해결하겠다는 의향을 내세우고 있다. 대학 캠퍼스 설립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자기네 이익 실현을 위한 투자유치가 주목적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미국 대학 유치에 목마른 제주도가 조지 워싱턴대의 전략에 계속 끌려가는 인상을 주고 있다. 지금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보면 대학 측은 ‘현 상태로는 어렵지만 제주도가 뭔가를 더 제시하면’ 이라는 단서까지 달며 제주도를 압박하고 있다. 이러다간 유치를 해도 아주 불평등한 조건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사정이 그렇거늘 제주도가 계약도 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3500만 원이나 들여 한국교육개발원에 이 대학 유치 용역을 의뢰했음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 없다. 무슨 연유로 이렇게 기를 쓰고 매달리는가. 까닭이 있을 것 아닌가. 선거를 의식한 행보인가. 이 대학이 미국 내 대학교 순위에서 의학부문을 제외하면 상위에 위치하지도 않을 뿐 더러 동아시아에서의 지명도가 낮다는 점도 주목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제주도가 외국 대학 유치 실적에 너무 조바심을 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좀 더 심사 숙고하고 숨을 고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