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경영비 증가로 휘청이는 제주농촌
제주지역 농가경제가 휘청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 소득은 다소나마 증가하고 있으나 부채와 경영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14년 제주지역 농가경제 조사결과’ 분석에 의하면 지난해 도내 농가소득은 4270만원. 예년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떨어지고 있지만 전국평균 3495만원을 훨씬 웃돌며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문제는 농가 부채(負債)다. 통계를 보면 도내 농가들의 평균 부채는 5456만원으로 전국평균(2788만원)의 갑절에 가깝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부채의 증가속도(增加速度)가 너무 가파르다는 점이다. 부채 규모가 5000만원대를 훌쩍 넘어선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7년만으로, 지난해만 무려 933만원이나 급증했다.
농업경영비 또한 전년보다 24.7%가 늘어난 3986만원으로 집계됐다. 비료와 농약 등 재료비가 크게 오르고 노무비 등의 지출도 큰 폭으로 늘어난 탓이다. 농가부채가 크게 늘어난 데다 농가경영비마저 가중되면서 농업소득률 또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농업소득률은 18.4%로 전국 최하위(最下位)를 기록했다.
특히 농업소득과 농외소득을 합친 농가순소득(3178만원)이 전년보다 줄어든데 반해 가계비 지출은 3806만원으로 8.0%나 늘었다. 결국 도내 농가들이 힘든 농삿일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농가 부채와 경영비를 대폭 줄이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런 악순환(惡循環)은 계속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위기 극복은 농가의 힘만으론 역부족이다. 제주자치도 등 관계당국이 힘을 모아 하나하나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고 있는 제주농촌의 현실을 그대로 방치해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