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전설’은 현재 진행형

폴 매카트니 첫 내한 공연 ‘성황’

2015-05-03     제주매일

“렛잇비 렛잇비 위스퍼 워즈 오브 위즈덤 렛잇비”

지난 2일 밤 서울 잠실 한복판에선 라디오에서나 들었던 목소리로 비틀스의 노래 ‘렛잇비’(Let it be)가 흘러나왔다.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73)의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일 내한공연에서였다.

익숙한 ‘렛잇비’ 음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모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에 휩싸여 무언가에 홀린 듯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렛잇비’의 전주가 흘러나온 것은 공연이 2시간 정도 지나 흥이 오를 만큼 올랐을 때였다.

이날 저녁 8시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 설치된 무대에 오른 폴 매카트니는 공연 내내 비틀스의 전설이 현재 진형형임을 확인시켰다.

폴 매카트니는 무대 양옆에 설치된 대형 디스플레이에 자신의 과거 사진과 히트곡이 주마등처럼 흐르다가 갑자기 화면이 정지되며 기타 이미지가 비치는 순간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선택한 첫 곡 비틀스 4집 앨범에 수록된 ‘에잇 데이즈 어 위크’(Eight days a week)였다. 최근 투어에서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Magical mystery tour)와 함께 오프닝곡으로 즐겨 선택하는 곡이다.

그는 다음 곡 ‘세이브 어스’(Save us)까지 마친 뒤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며 첫 인사를 건넸다.

평소 해외 공연에서 그 나라 말로 인사하는 예의를 잊지 않는 그는 모니터에 곁눈질하면서 “한국 와서 좋아요. 드디어!”라고 말하며 자신도 한국 팬과의 만남을 학수고대했음을 고백했다.

“오늘 신나게 즐겨봅시다. 한번 놀아볼까요?”라며 공연이 예사롭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그는 비틀스 시절 히트곡부터 1970년 비틀스 해체 뒤 윙스와 솔로로 활동하던 때의 곡까지 골고루 마치 음악 다큐멘터리처럼 풀어냈다.

폴 매카트니와 관객 간 교감은 ‘렛잇비’ 무대에서 절정을 맞았다.

피아노 앞에 앉은 그가 ‘렛잇비’의 전주를 연주하자 관객들은 일제히 숨을 멈췄다. 그러고는 마치 약속한 듯 휴대전화의 라이트를 켜 무대를 향해 비췄다.

마지막곡 ‘헤이 주드’(Hey Jude)에선 오히려 한국 팬들의 반응에 폴 매카트니가 더 감격한듯했다.

그는 두차례의 앙코르 무대에서 ‘헬터 스켈터’(Helter Skelter), ‘골든 슬럼버스’(Golden Slumbers)까지 부르고 무대 뒤로 사라졌다.

“다시 만나요”라는 약속의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서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