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의 恨 풀고 부디 영면하소서”
표선초 폭발사고 희생자 30여명 위령탑 제막식
1950년 7월14일 ‘4·3 진압부대’ 주둔지서 폭발
“65년 전 표선초등학교 교내 폭발사고로 30여 명의 가족을 잃은 유족의 아픔과 희생자 원혼을 이제라도 치유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 여겨집니다.”
표선초등학교(교장 김금희)는 28일 폭발사고 희생자 유가족과 학생, 총동문회, 표선리 각 단체장, 4·3희생자유족회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표선초등학교 폭발사고 희생자 위령탑 제막식 및 위령제’를 시행했다.
이번 위령탑 제막식과 위령제는 위령탑건립추진위원회(회장 강귀민)와 표선초등학교총동문회(회장 강연호)가 주관, 1950년 음력 5월 29일 4·3사건 당시 진압부대 1개 소대가 주둔했던 옛 표선국민학교(현 표선초등학교) 운동장에 있던 폭탄이 터지면서 희생된 학생 30여 명의 원혼에 대한 명복을 기리고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다.
김금희 교장은 추도사를 통해 “암울했던 시대의 희생이라고는 하나 그동안 억울함과 울분을 가슴에 묻고 살아온 유족에 대한 애도와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호 총동문회장은 “위령탑건립추진위원장을 맡으신 강귀민 유족이 수년간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해 주고 표선초등학교 100년사 편찬위원회가 이 문제를 제기한 결과 오늘의 결과로 이어졌다”며 “오늘 위령탑 제막과 위령제가 희생자 유가족 여러분께 조금이나 위안이 되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표선면 4·3피해자 서류 조사와 표선초등학교 폭발사건 피해자 조사 등 4·3희생자 표선면 현지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사 결과를 앞으로 정부의 4·3희생자 추가신고 접수할 때 증빙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1950년 7월14일 표선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인해 학생 20여 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10여 명은 부상 등으로 치료를 받다가 숨졌지만, 어떤 기록도 남지 않았다. 당시 증언을 토대로 4·3 당시 진압부대 1개 소대 병력이 학교에 상당기간 주둔했다 철수한 사실을 확인, 폭발물에 의한 사고로 추측하고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유족과 표선지역 자생단체장들이 2013년 10월 제주도4·3사업소에 탄원서를 제출, 제주도가 현지조사에 나서면서 세간에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