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들어야 곰바리 잡는 격’인 교통 대책

2015-04-27     제주매일

제주도 속담에 “물들어야 곰바리 잡는다”는 말이 있다. 때를 놓치고서야 부산을 떠는 것을 나무라는 얘기다. 신제주 ‘롯데시티호텔 제주’와 고층 대형 빌딩인 드림타워 인허가로 인한 교통 혼잡 해소 대책도 예외가 아니다.

숙박시설과 판매시설인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 ‘롯데시티호텔 제주’의 경우도 그렇다. 지난 2011년 ‘롯데시티호텔 제주’는 행정 당국의 사업승인 상 필요한 ‘교통영향분석-개선대책심의회’에서 2016년 기준, 하루 평균 관광버스 유·출입량 예측치를 34~42대로 제시했다. 이 예측치에 따라 롯데시티호텔‘ 교통영향 심의는 통과 됐고, 따라서 숙박업은 이미 영업 중이며 면세점 역시 오는 6월 19일 개점한다.

그러나 롯데시티호텔 측이 2011년 교통영향 심의회에 제시한 하루 관광버스 유·출입량 34~42대 예측치는 빗나 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라면세점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라면세점의 지난해 5~9월 5개월 동안 1일 평균 관광버스 방문 대수가 100대가 넘었으며 가장 많을 때는 160대에 이르렀다고 한다. ‘롯데시티호텔’ 면세점 유·출입 관광버스 예측치 보다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결국 제주도 등 행정 당국은 ‘롯데시티호텔’ 면세점 개점 약 60일을 앞 둔 지난 22일에야 교통 혼잡의 심각성을 우려, 부랴부랴 긴급 대책회의를 여는 등 부산을 떨었다. 그야말로 ‘물들어야 곰바리 잡는 격’이다.

드림타워는 어떤가. 우근민 도정 때 건축허가가 나간 바 있는 이 드림타워는 제주도내 최고-최대의 숙박 위락시설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카지노까지 들어선다. 하지만 드림타워로 인한 근본적인 교통체증 해소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 ‘물들어야 곰바리 잡기’는 여기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드림타워와 롯데시티호텔은 지척의 거리에 있다. 이 두 거대 사업장에서 일으키는 교통 혼잡을 당국은 어떻게 하려는가. 행정 당국이 재벌 사업을 돕는 데는 앞장서면서 도민에게 불편을 주는 교통 대책에는 왜 이리 무책임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