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쑥쑥 자라는 즐거운 학교"

<8>창천초등학교
아름다운 자연 환경 배경 '체험 교육' 중점 추진
녹색환경체험농장 학생·교사·학부모 소통의 장
돌봄교실 운영 시범학교 학생 80% 참여 '활성화'

2015-04-20     박미예 기자

지난 17일 오전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초등학교(교장 고영탁). 자연과 어우러진 교정에는 푸르름이 가득했다. 봄을 맞아 제 색을 되찾은 천연 잔디 운동장 위를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정겨웠다. 학교 남쪽 담장 너머에는 제주도내 오름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군산(軍山)이 자리해 장관을 연출했다. 학교 뒤로는 감귤나무 밭과 크고 작은 오름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창천초는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배경으로 학생들이 직접 보고 듣고 만져보는 체험 교육을 중시한다.
 


이날 과학실에서 진행된 6학년 과학 수업을 참관했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학생들은 익숙하다는 듯 과학실 한편에 걸린 흰 실험가운을 꺼내 입었다. 장난기 넘치는 학생들은 서로를 “김박사, 이박사”라고 부르며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자리에 앉았다.

김승진 과학 교사는 “교과서 보다는 실험 위주로 과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실험가운을 입게 하고 있다”며 “가운을 입은 학생들은 아무래도 실험에 임하는 마음가짐부터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에서는 비밀 편지 쓰기 실험이 펼쳐졌다.

“영화에서 텅 빈 종이에 갑자기 보물지도나 글자가 나타나는 장면을 본 적 있죠? 오늘은 묽은 수산화나트륨과 페놀프탈레인 용액을 이용해서 비밀 편지를 써보는 체험을 할 거예요. 작은 비커랑 알코올램프 가지고 오세요.”

김 교사의 지도 아래 학생들은 실험도구들을 척척 세팅했다.

학생들은 레몬즙으로 비밀편지를 쓴 뒤 불로 가열하거나 페놀프탈레인 용액을 뿌려 글씨를 나타내 보였다. ‘부모님, 동생들 사랑합니다’에서부터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제각각 드러나는 비밀편지의 글씨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3학년 때부터 실험 도구를 정리정돈하고 세팅하는 것을 배우기 때문에 창천초를 졸업하게 되면 과학 실험 도구를 다룰 수 있는 기본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창천초는 또 ‘녹색·환경 체험으로 에코힐링하기’, ‘군산에 울리는 오카리나 메아리’ 등의 특색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군산 탐사, 원예치료사와 함께하는 토피어리 만들기, 올레사랑 가을 산책, 환경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녹색 환경체험농장 모록밭 가꾸기 사업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의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창천초는 학생들의 인성 함양 및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2013년 모록밭목공교실(대표 고재권) 및 학부모들과 각각 MOU를 체결해 모록밭을 자연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모록밭 가꾸기는 이달부터 본격 시작됐다. 학부모들과 교직원들의 모록밭 기초 다지기 작업이 한창이다.

학생들은 앞으로 모록밭에 오이, 고추, 가지 등 다양한 채소의 씨앗을 뿌리고 가꾸게 된다. 학생들이 수확한 작물은 급식 재료 등으로 이용된다.

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가꾼 친환경 수확물을 따서 시식해보며 보람과 자연 공부의 재미를 맛보게 된다.

창천초는 이 밖에도 진로·인성·독서·학력·예술·봉사 통합 축제인 굴메축제, 학력향상 프로그램인 한빛교실, 토요 오카리나 학교, 창천교육가족캠프, 돌봄교실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창천초는 교육부정책연구학교 돌봄교실 운영 시범학교로 선정돼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둥지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농어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전체 학생 중 80%가 돌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창천초 학생 수는 모두 55명. 규모는 작지만 알찬 교육프로그램으로 미래의 꿈나무들을 가꾸고 있다.

 

"아이들 행복하고 학부모
신뢰하는 학교 만들 터"

고영탁 창천초등학교장은 “올해의 창천초 학교상은 바른 인성과 꿈을 키우는 즐거운 학교다”라며 “아이들이 행복하고 학부모가 신뢰하는 학교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 학교가 한 마음으로 즐거울 때 비로소 ‘즐거운 학교’로 거듭날 수 있다”며 “학생과 교사가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교장은 “올해부터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문턱 없는 교장실을 운영해 매주 4명 내외의 학생들과 상담을 벌일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학업 문제, 교우 관계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불편한 사항을 개선해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고 교장은 “저소득층 및 맞벌이 가정 부모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종일 돌봄교실과 저녁 돌봄교실을 실시하고 있다”며 특히 “밭에 나가는 학부모들의 경우 학생을 등교 시간보다 일찍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위해 학교 도서관에 책을 1만권 이상 구비해 독서를 권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살리기 운동 일환으로
빈집 개조 외부인 유입 노력"

문지환 창천초등학교 학부모회장·학교운영위원회장은 “학교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부모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20일부터 5일간 운영하는 ‘즐거운 창천가족축제’에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특히 21일 열릴 교내과학축제의 일부 과학 부스는 학부모의 재능기부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문 회장은 “토요 오카리나 프로그램 운영 때 아이들 이외에도 학부모 10명 정도가 오카리나를 배우고 있다”며 “열심히 연습한 결과 지난해 10월 열린 제주도 전국오카리나 경연대회에서 학생들은 대상을 받고 가족 팀은 우수상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또, 시간이 맞는 주말에는 학교 주변에 위치한 새소망 요양병원을 찾아 아이들과 함께 오카리나 연주회를 펼치고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에서는 학교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빈집을 개조해 외부인들을 유입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