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계에 부는 반가운 ‘풍자 바람’
‘개콘’ 민상토론·‘웃찾사’ LTE-A 뉴스
“(4대강 사업) 그런 걸 왜 개그맨한테 물어봅니까.”(유민상)
“의견은 있는데, 개그맨이니깐 바보 흉내나 내면서 살이나 뒤룩뒤룩 찌겠다?”(박영진)
지난 12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개콘)의 코너 ‘민상토론’에서 펼쳐진 풍경이다.
오랜만에 돌아온 ‘개콘’의 정치 풍자가 화제를 모으면서 TV 개그 프로그램의 정치 풍자 경쟁에 다시 불이 댕겨질지 주목된다.
‘개콘’은 한동안 정치 풍자를 외면한 채 말장난이나 외모 비하 개그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도토리 키 재기인 상황을 보여주는 ‘도찐개찐’이 지난해 말 신설돼 인기를 끌었지만, 풍자 강도는 약했다.
지난 5일 처음 선보인 ‘민상토론’에서는 토론 진행자를 맡은 개그맨 박영진과 패널인 유민상과 김대성이 옥신각신하면서 시국을 꼬집는다.
무엇보다 언젠가부터 정치권력을 마음껏 까발리지 못하게 된 개그 프로 자신의 처지도 건드리는 풍자가 신선하다는 평가다.
‘민상토론’은 방송 2주 만에 ‘개콘’ 전체 코너 중 시청률 1위로 올라섰다. 지난 12일 방송분은 18.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웃찾사’는 그동안 ‘개콘’이 소홀했던 정치와 사회 이슈에 대한 직설적인 일침으로 시청자들에게 시원함을 안겨줬다.
특히 강성범과 김일희가 뉴스를 핵심만 전하면서 세태를 꼬집는 코너인 ‘엘티이 에이(LTE-A) 뉴스’는 지난해 5월 첫 방송 이후 프로그램 대표 코너로 자리 잡았다.
지난 12일 방송에서 “세월호 추모 1주기를 맞아 오드리 헵번 가족이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한다”는 소식을 전한 강성범은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라고 되물어 눈길을 끌었다.
개그 프로의 최강자인 ‘개콘’이 정치 풍자에 팔을 걷어붙인 만큼 ‘웃찾사’ 또한 좀 더 참신한 풍자 화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