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러져간 ‘304명’…멈춰선 ‘304초’

“세월호 잊지 말아주세요”
제주대학생 30여명 참가
대학 출발 제주시청까지

2015-04-16     박미예 기자

세월호 사고 1주기를 맞은 16일 제주대학교 학생들이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한 특별한 추모 행진을 벌였다.

이날 오후 5시 30여명의 제주대 학생들은 ‘제주노란우산’의 주최로 열린 행사에 참가, 노란 우산과 현수막.깃발을 들고 제주대 정문을 출발해 “세월호를 잊지 말아주세요”를 외치며 제주시청까지 도보행진을 이어갔다.

그들은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 앞에서 노란리본을 단 뒤 세월호 희생자 및 실종자수를 의미하는 ‘304’초 동안 한 자리에 멈춰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박요한씨(행정학과 4 ) 는 “세월호 사건 후 멈춰버린 희생자 유가족들의 시간을 함께하고 정부에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요구하기 위해 모든 사람의 시간이 흘러가는 304초 동안 행동을 멈추는 퍼포먼스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노란 우산을 든 제주대 학생들의 추모 행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세월호 사고로 온 국민이 충격과 슬픔에 휩싸였던 지난해 4월, 단원고 생존 학생들이 노란 우산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모습을 접한 박요한씨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우산 행진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4~5월 사이 약 30일간 오후 4시16분이 되면 제주대 정문에서 노란 우산을 펴고 제주시청까지 걷는 혼자만의 묵언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주변 친구들의 도움으로 ‘제주노란우산’이라는 이름의 SNS페이지를 만들고 뜻이 맞는 친구들을 찾게 됐다.

그렇게 1년이 흘러 16일 열린 도보행진에는 30여명의 제주대 학생들이 참여해 많지는 않지만 뜻깊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노란 옷을 입고 행사에 참가한 최인선씨(의류학과 3)는 “이러한 운동을 통해 제주도민들이 잊혀져가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다시 한 번 기억했으면 한다”며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은 생각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지원씨(토목공학과 2)도 세월호와 인연이 깊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가 침몰했을 당시 군복무 중이었는데 세월호 시신 인양 작업에 동원돼 직접 시신을 건져 올렸다”며 “제주도민들이 학생들의 행렬을 보며 세월호 사건의 아픔을 다시금 떠올려 안타까운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어른들이 제대로 했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