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온 ‘사월’은 ‘세월’의 그늘로 침울
1년 지났지만 실종자 9명 차갑고 어두운 바닷 속에
생업 포기한 채 기다리는 가족 품에 빨리 돌아오길
16일로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았다. 하지만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가 9명이나 있고, 이 가운데 3명은 제주도민이다. 세월호 참사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세월호가 남긴 슬픔과 상처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 세월호가 남친 슬픔과 상처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무엇을 남겼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대한민국 시계가 4월 16일을 가리키고 있다. 시커먼 바닷 속으로 스러져가는 아들 딸들을 미처 구하지 못한, 잔인했던 그 날.
꼭 1년 전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등 476명을 태우고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부근 해역에서 침몰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는 모두 9명으로, 이 가운데 3명은 제주도민이다.
당시 실종된 도민은 제주로 이사를 오던 권재근(52)씨와 그의 아들 혁규(7)군, 그리고 도내 모 호텔 카지노에서 근무하던 이영숙(51·여)씨 등 모두 3명이다.
권씨 부부와 혁규, 지연 남매. 그러나 가족 중에 살아 돌아온 것은 여섯 살 난 지연이 뿐이다. 권씨의 부인 한모(29·여)씨는 사고 발생 9일 만인 지난해 4월 24일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 남겨진 유가족들의 슬픔
세월호 참사로 동생 가족을 잃은 권오복(60)씨는 모든 생업을 포기한 채 1년째 팽목항에 마련된 임시 숙소에 머물고 있다.
권씨는 “동생 재근이와 조카 혁규를 두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떠날 수 없다”며 “부자 지간에 유난히 정이 깊어서 어디를 가든지 꼭 안고 다녔으니까 분명히 배 안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명 구조를 할때 골든타임이 있지 않느냐”며 “남은 사람들을 찾고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인양에도 골든타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권씨는 “정부는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선체 인양을 공식 발표해야 한다”며 “아직도 세월호에서 9명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에 남아 있던 짐을 제주로 옮기기 위해 세월호에 올랐다가 실종된 이씨의 아들(30)은 어머니가 돌아오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그는 현재 제주에 있는 지인의 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씨의 아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휴직 상태에 있다”며 “하루 빨리 실종자들이 수습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