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불청객’ 알레르기성 비염

꽃가루·미세먼지·황사 등 영향
이비인후과 비염 환자로 북적
재채기 등 일상 생활 스트레스

2015-04-06     김동은 기자

변모(35·여·제주시 연동)씨는 봄이 오는 것을 코가 먼저 안다. 봄만 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터지는 재채기와 쉴 새 없이 흐르는 콧물 때문에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다

변씨는 “봄만 되면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에 심하게 고생한다”며 “때로는 눈이 충혈되고 눈꺼풀이 붓는 일도 있어 불편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말했다.

김모(28·제주시 도남동)씨 역시 최근 집 밖에 나서기가 두렵다. 출·퇴근길 잠깐의 외출만으로도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김씨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전쟁을 치르느라 진이 다 빠진다”며 “특히 올해는 황사에 미세먼지까지 더해져 비염 증상이 더욱 심해진 것 같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처럼 봄과 함께 찾아온 꽃가루와 미세먼지·황사 등으로 인해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6일 도내 병·의원과 이비인후과에는 재채기와 콧물·코막힘 등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이비인후과를 찾은 대학생 고모(22·여·제주시 노형동)씨는 “한 번 재채기가 시작되면 쉽게 멈추질 않다 보니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많다”고 털어놨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꽃가루·진드기·곰팡이 등에 의해 발생하는데 3월부터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6월에 감소한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많이 착각하지만 열이 없다는 점에서 감기와는 다르다.

이런 가운데 온난화 여파로 도내에서 꽃가루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비율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제주대의대 환경보건센터 이근화 교수팀이 제주에 사는 초·중·고교생 1225명을 대상으로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반응 비율을 조사한 결과 15년 동안 2.5배 상승했다.

보통 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지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꽃가루 발생량이 많아지는 데다 이로 인해 알레르기 환자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상준 의료법인 중앙의료재단 S-중앙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3월부터 크게 증가해 4월에 절정에 이르게 된다”며 “재채기를 비롯해 콧물·코막힘·눈과 코의 가려움 등의 증상을 보이며 아침에 심해졌다가 오후에 점차 감소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유 전문의는 이어 “알레르기성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찾아 피해야 한다”며 “특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진드기·곰팡이 등을 피하고,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