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눈에 비친 4·3은…

‘현기영 중단편 전집’‘제주 4·3은 왜?’‘한라산의 눈물’ 등

2015-04-06     박수진 기자

제주 4·3사건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기억하기 위한 책들이 잇따라 발간돼 눈길을 끈다.

▲소설가 현기영 중단편 전집

제주출신 현기영 소설가의 등단 40주년을 기념해 중단편 전집이 발간됐다. 책에는 4·3사건을 다룬 작품이 대다수 포함돼 관심이 모아진다. 1권 순이 삼촌에는 우선 4·3사건을 다룬 최고의 소설로 평가받는 순이삼촌을 비롯해 4·3의 처절한 현장을 재현해 낸 ‘도령마루의 까마귀’와 ‘아버지’ 등이 수록됐다. 2권 아스팔트는 ‘잃어버린 시절’과 ‘아스팔트’, ‘길’ 등이 담겼다. 3권 마지막 테우리에는 역시 4·3사건과 관련된 ‘마지막 테우리’와 ‘거룩한 생애’, ‘쇠와 살’ 등이 실렸다. 창작과 비평. 값=3만9000원.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제주 4·3은 왜?

제주에 살고 있는 신여랑·오경임·현택훈씨가 3년간 공들여 작업한 이 책은 제주4·3사건을 최대한 객관적인 시간으로 조명해, 모든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4·3을 겪은 어린이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세상을 6개의 장에 담았고, 그 뒤에 ‘왜’라는 질문과 함께 사건과 관련한 자세한 정보를 담았다. 그림은 김종민·김중석·조승연씨가 맡았다. 이 책은 비극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는 무엇인지 묻는다. 사계절. 값=1만 3800원.

▲한라산의 눈물: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던 제주의 역사

4·3사건을 다룬 영상과 책은 많지만, 대부분 ‘어른’들의 시선에만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제주 4·3 사건을 어른들의 시선이 아닌 ‘어린이’의 눈높이로 풀어냈다.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봉홧불에도 그저 신기해하며, 동굴에 숨는 일을 숨바꼭질로 생각한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은 역사의 단편으로만 평가되던 ‘4·3사건’을 더욱 비극적으로 느끼게 한다. 이규희씨가 글을 쓰고 윤문영씨가 그렸다. 내인생의책. 값=1만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