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픔 어루만져주는 계기가 되길"

제주매일 주최 4·3상생기원 전국서예문화대전

2015-04-05     박수진 기자

바로 잡아주신 한곬 현병찬선생님께 이 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주)제주매일(대표 장동훈)이 주최·주관한 ‘제2회 제주4·3상생기원 전국서예문인화대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강경애씨는 지난 3일 제주특별자치도 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린 관련 시상식에서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강씨는 “20여년간 작품 활동을 하면서 가장 영예로운 순간은 지금”이라며 “늘 항상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대상이라는 큰 상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강씨는 “앞으로 대한민국미술대전에 작품을 출품하는 등 좋은 서예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 참여한 조용옥 심사위원장은 총평을 통해 “심사는 공정성을 높이고자, 서체별 각 분야에 복수의 심사위원들이 점수채점제로 진행했다”며 “오탈자가 없으면 낙선작을 줄여 입선 폭을 넓혔다”고 밝혔다.

조 심사위원장은 이어 “창작성, 묵색과 낙관의 처리는 무난한지 면밀히 살펴봤다”며 “지난해에 비해 수준급의 작품이 많이 응모돼, 심사위원 모두 기쁜 마음을 안고 심사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조 심사위원장은 강씨의 작품과 관련 “4·3의 상생을 기원하는 대회의 취지가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라며 “올 곧게 서예를 하면서 제주사회의 본보기를 보여준 만큼 심사위원 모두 아낌없이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평했다.

한문 부문 최우수상은 ‘논어자료편구’를 쓴 강현숙씨, ‘면암 최익현선생 시’를 쓴 유희순씨가 받았다.

한글 부문은 ‘한곬선생님의 제주말시 살당보민’을 쓴 최명선씨, 문인화 부문은 ‘석란’을 쓴 손영숙씨, 서각 부문은 ‘주자십회훈’을 쓴 김광식씨로 결정됐다. 우수상은 김정기·양의철·오주관씨(한문), 강명수·문정희·임효정씨(한글), 김병찬·윤두진(문인화)씨, 강미자·현승남(서각)씨가 받았다.

장동훈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이번 대전은 제주4·3의 가치가 도민사회에 뿌리를 내리는데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창작활동의 장(場)을 제공해, 서예문화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앞으로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규모도 좀 더 키워서 명실공히 전국 최고의 대회로 육성해 나가겠다”며 “서예문인화계의 아낌없는 성원과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축사에 나선 서예가이자 운영위원장인 현병찬씨는 “67년 전 벌어진 ‘제주4·3사건’은 너무나 큰 아픔의 시련을 주었기에 제주사람들의 뇌리에서 쉽게 가시지 않는다”며 “하지만 근간에 화해의 무드가 조금씩 조성돼 가고 있어 반가운 일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제주4·3상생기원 전국서예문인화대전이라는 행사를 통해 화해·상생의 태동에 힘을 불어놓고 있어 서예인으로서 매우 기쁘다”며 “이 대회가 제주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수상작과 초대작가 작품은 오는 7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1·2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개막일을 제외한 지난 4~5일 하루에 100여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으며 제주 4·3의 화해와 상생정신을 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