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런 봄 날씨 관광업계 ‘속앓이’
봄 시즌 잦은 강풍·안개로 항공기 무더기 지연·결항
관광업계 “계획된 여행스케줄 꼬여 부실관광 우려”
본격적인 봄 관광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하늘길을 가로막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져 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매년 잦은 강풍과 안개 등이 항공기 이·착륙에 영향을 끼치면서 대규모 지연 및 결항사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일 제주도 전역에 강풍특보가 발효되고 제주공항에는 윈드시어경보가 내려지면서 이날 하루에만 출·도착 항공기 214편이 결항됐다. 또 연결편 문제로 91편의 항공기가 지연 운항됐다.
이로 인해 2일 하루 제주를 찾을 수 있었던 관광객은 2만 3960명에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날 대비 24.4% 줄어든 인원이다. 다행히 다음날인 3일 하늘길이 정상화되고 항공사들이 특별기를 투입하면서 4만 5631명이 제주를 찾아 수요는 회복됐지만, 상당수 관광객의 여행일정 변경은 불가피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오전 6시를 기해 제주공항에 저시정경보가 발효되면서 오전 한때 4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지연된 항공편은 출발 19편 도착 3편 등 21편에 달했다.
짙은 안개로 인해 적게는 3~4편의 항공기 발목을 잡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기상악화의 영향으로 이달 들어 지난 4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4만 5465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 늘어나는데 그쳤다. 비록 월 초 실적이라 무의미한 비교지만 1~3월 12~18%의 성장률을 기록해 왔던 것에 비해 크게 줄어든 실적이다.
지난해 2월 제주공항의 활주로 운영등급이 Category-Ⅰ(착륙 가시거리 550m)에서 Category-Ⅱ(300m)로 상향되긴 했지만, 봄철 변덕스런 날씨에 따른 업계의 우려감은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활주로 운영등급 Category(CAT)는 항공기의 정밀 이·착륙을 지원해 주는 항행안전시설의 성능에 따라 항공기가 착륙할 수 있는 최저 가시거리로 구분된다. 운영등급(CAT-Ⅰ → CAT-Ⅱ → CAT-Ⅲa → CAT-Ⅲb) 이 높아질수록 결항률이 낮아진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강풍이나 안개(해무)로 인한 항공기 결항은 안전과 직결돼 있어 어쩔 수 없지만 제주관광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여행스케줄이 꼬이면서 계획대로 관광이 이뤄지지 않게 돼 이는 곧 부실관광 논란으로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