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앞선 선배들 정신 이을 것”

원일권 제주대 총학생회장 밝혀

2015-04-02     박미예 기자

1960년 제주대학 학생 7명은 사회가 쉬쉬하며 감춰온 4·3사건을 세상 밖으로 꺼내기 위해 동지회를

결성한다. 4·3사건이 진상 규명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 순간이다.

그로부터 50여년이 흐른 지금, 후배들은 그 정신을 이어 받아 ‘4·3사건의 전국화’를 꿈꾸고 있다.

제주대학교 학생들은 최근 제주4·3 바로알기 청년 퍼레이드, 제주4·3 유적지 순례, 행방불명인표석 조화(弔花) 꽂기 봉사활동 등을 벌이며 4·3사건의 추념·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원일권 제주대 총학생회장은 2일 “공식적이진 않지만 기록상 4·3사건의 첫 위령제(1987년)를 지냈던 것도 제주대 학생들이었다”며 “진상 규명에 앞장섰던 선배들의 깨어있는 의식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3사건은 근현대사를 통틀어 제주지역사회의 최대 현안”이라며 “이념 갈등 등 비슷한 부분이 있는 5·18광주민주화운동과는 달리 4·3사건은 전국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지성인들로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4·3희생자추념식 참여를 촉구하고, 참여 촉구 서명운동 전개, 4·3추모 팔찌 배부 등의 활동을 벌인 바 있다.
원 학생회장은 “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4·3희생자추념일 지정은 완료됐지만, 추념식에 방문하지 않는 것은 반쪽짜리 공약 이행이라고 생각해 학생회 차원에서 참여 촉구 운동을 벌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대 학생들은 총학생회가 추진하는 4·3사건 관련 행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원 학생회장은 “이념적 목소리 없이 행사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의 반응을 보며 학생들은 이미 4·3사건을 화해와 상생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대학생들이 4·3사건의 통합적인 면을 이끌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한편, 제주대 총학생회는 본관에 4·3희생자 위령소를 설치, 3일까지 운영 중이다. 또, 3일 시청 일원에서 진행되는 4·3 거리굿 행사, 4·3희생자추념식에 함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