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강국의 초석 ‘기능경기대회’

2015-03-31     제주매일

요즘 가장 듣고 싶어 하고 듣기 좋은 얘기가 있다. “기술이 있으면 굶지 않는다”라는 말이다. 그렇듯 자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인적자원으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왔다.

그 토대에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기술 보국’, ‘기술 입국’을 지향하는 한림공고에는 ‘기술보은’이란 입석이 세워 있다. 기술에 대한 열정이다.

연마한 기술을 뽐내는 장으로 기능경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그 역사는 1950년 스페인 마드리드다. 당시 2차대전 후 피폐해진 청소년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1966년부터 서울에서 처음 열렸다.

그리고 제주에선 35년, 올해 제35회 제주특별자치도 기능경기대회가 열린다. 목적은 우수기능인 발굴, 지역사회 기능수준 향상, 기술 및 기능개발 촉진, 기능인 사기진작, 기능존중 풍토 조성으로 기술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샹과 근로의욕 고취로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하는데 있다.

올해 제주지방기능경기대회는 한림공고 등 3개 경기장에서 오는 8일부터 13일까지 6일간 펼쳐진다. 기계설계 등 18개 직종에 256명이 참가하며, 1·2·3위 입상자는 10월5일부터 울산광역시에서 열리는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전권이 부여된다.

지난해 제주는 전국대회에서 금메달과 동메달, 우수상을 받아 역대 최대의 성적을 거두었다. 나날이 나아지고 있는 제주의 기술수준의 방증이다.

하지만 제주는 타 지역에 비해 제조업기반이 약하므로 기술에 대한 인식 또한 매우 낮은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다보니 기능경기대회의 규모가 작고 참가 인원도 적다. 그래도 우리는 가능한 최대한의 실력을 발휘해서 작지만 강한 제주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지역 책임자로서 맡고 있는 역할의 막중함을 느낀다.

박근혜 정부는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표방하며 기술인력의 정당한 대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능에 대한 인식도 계속 나아지고 있다. 폴리텍대학만 보더라도 대졸 입학자가 30~40%나 된다. 기술이 있으면 굶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지난 1970~80년대 기술자들이 대우 받았듯이 다시 그런 날이 올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다. 숙련기술 장려 일을 하는 입장에서 더더욱 큰 확신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전국대회에서 한림공고 출신으로 통신망분배기술직종에서 금메달을 딴 이승엽 선수는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돼 8월에 있을 브라질 세계대회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자랑스러운 제주의 젊은이가 아닐 수가 없다. 이러한 작은 열매들이 모여 제주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큰 기업에서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입상을 하게 되면 입사 특전을 주고 있다. 전국대회장을 가보면 헌터들의 번뜩이는 눈을 느낄 수가 있다. 제주도에서도 우수 기능인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중학생 이하 자녀를 두신 학부모는 이것에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근래에 국가대표선수들은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

직종에 따라 다르지만 제조업분야는 유수한 기업에서 모두 스카우트하고 출신학교에도 도움을 주고 있고 정부 지원금도 메달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연 1200만원을 지원한다. 대학 진학 시는 장학금도 지급된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부가 혜택이 있다.

긴 역사만큼이나 우리나라의 손기술은 세계적으로 으뜸이다. 그것은 성과에서도 알 수 있다. 25회 출전에 18번 우승이 그것이다. 이제는 제주의 젊은이도 그 대열에 합류할 때가 됐다.

지금껏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전국대회도 제주에서 치러 봄직하다. 도내의 기능수준 향상을 위해서라도 기능에 대한 인식 제고에서도 이제는 붐 조성이 필요한 때다. 올해 지방대회도 우수한 지역 대표선수를 발굴, 제주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