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

아름다운 기부 행복한 제주 <27>
박성훈 해오름식당 대표

2015-03-31     윤승빈 기자

“박 사장! 잘먹었네.” 제주시 연동에 있는 흑돼지구이 전문점 해오름식당 박성훈(43) 대표는 이런 말을 들을 때 힘이 난다.

그는 ‘어르신 식사 대접 봉사’를 14년째 이어오고 있다. 박 대표는 2001년부터 관내 노인센터와 협약을 맺고, 홀몸노인 등 어려운 환경에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매달 1회 식사대접을 하고 있다.

제주시 노형동 출신의 그는 식당을 경영하던 아버지에게서 일을 배워 23세 젊은 나이에 식당을 개업했다. 아버지 밑에서 고기손질에 경영까지 배운 그는 젊은 패기로 가게를 키워 나갔다.

가게가 성장을 거듭하자 박 대표는 결식아동 급식 지원에 관심을 가졌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급식 봉사를 생각해 냈다. 점심·저녁시간 배고픈 학생들에게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제공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그야말로 아이디어로 그쳤다. 가게를 찾아온 학생이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박대표는 “찾아오는  학생들이 없자 생각이 부족했다는 것을 체감했다”며 “나눔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생각을 바꿨다. 사회복지시설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한 것이다. 때마침 인근 노인센터에서 어르신 식사대접 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발견해 여기에 동참했다.

박 대표는 “식사를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 진다”며 “이제는 매출이 많이 나온 날보다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해 드리는 날이 더 뿌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4월에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착한가게 800호로 가입, 매월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자녀에게도 ‘나눔’ 실천의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 14일 박 대표의 자녀인 박서연(15·여)·박현우(8) 남매가 1년 동안 저금통에 모은 돈을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작은 것도 기부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싶다”며 “나중엔 손자·손녀들도 나눔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이 세상에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보고도 ‘절대 나누기 싫다’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조금씩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