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의료원 겉만 ‘번지르르’
인력난 등 내부 문제 심각 종합병원 면모 ‘요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없어 ‘개점휴업’ 불가피
산부인과 의사 1명 뿐…산북 ‘원정출산’심각
서귀포시 지역의 유일한 종합병원인 서귀포의료원이 운영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전문의 인력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는 전문의가 없어 내달부터 문을 닫게 될 처지며, 산부인과도 전문의가 1명뿐이어서 ‘24시간 분만센터’ 운영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치료의 일관성은 물론 수백억을 들여 갖춘 전문장비의 활용도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 의료 공백은 불가피해 보인다.
30일 서귀포의료원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2명 중 병역의무를 대체한 공중보건의 1명은 다른 지역으로 옮겼으며, 현재 근무 중인 전문의 1명은 계약 기간이 31일자로 만료된다.
당장 4월 1일부터 소아청소년과에는 전문의가 없어,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다.
서귀포의료원은 전문의 모집 공고를 냈지만 문의 전화만 몇 통 올뿐, 현재까지 계약을 체결하지 못 했다.
이처럼 서귀포의료원이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 등에게 돌아가고 있다.
실제 이날 소아청소년과에는 독감 환자 등으로 인해 대기실에서 발 디딜 틈을 찾기 힘들었으며, 기다리다 지친 소아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사정은 산부인과도 마찬가지다.
서귀포의료원은 24시간 분만시스템을 내세우며 2명의 전문의를 배치해 24시간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산부인과를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산부인과 전문의는 1명뿐이다.
24시간 분만센터는 아직 시작도 못 했으며, 그나마 최근에 1명의 전문의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다행이다.
이 때문에 관내 산부들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한라산을 넘어 1시간 걸리는 제주시 지역 병원으로 ‘진료 원정’에 나서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2년간 서귀포시 지역 산모의 90% 이상은 제주시 지역 병원을 이용, 원정출산을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귀포의료원은 포괄간호서비스(보호자 없는 병동), 심혈관센터, 24시간 분만센터 등을 추진하기 위해 간호사 20명, 간호조무사 7명 등 28명의 채용 모집 공고를 냈지만 간호조무사 2명만 채용하는 데 그쳐 재공고를 낸 상태다.
제주도가 공공진료 기능을 강화하고 첨단 의료장비와 전문 의료진을 확충해 서귀포시의 거점 병원으로 키우는 계획도 연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성대림 원장은 “지역 의료원 근무할 때 자녀의 교육여건이 대도시보다 부족하고 생활환경도 변하는 등의 이유로 근무를 피하는 실정”이라며 “현재 부족한 전문의의 경우 공모를 내는 등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귀포의료원은 전체사업비 426억원을 들여 연면적 2만3953㎡에 지하 2층과 지상 4층 300병상 규모의 새 건물을 2013년 10월에 준공했다.
또 의료장비 현대화를 위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130억원을 투자해 180종의 장비를 교체하거나 신규 구입했으며, 올해도 44억4000만원의 사업비로 심장초음파촬영기와 혈관조영촬영장치 등 33종의 장비를 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