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구쳐 강력한 스매시…스트레스가 ‘확’∼”

‘생활의 기쁨’ 취미 세계 <4>배드민턴

2015-03-26     윤승빈 기자

재빠른 발놀림에 이은 도약으로 몸이 높이 솟구친다. 기합소리와 동시에 ‘퍽’하는 경쾌한 소리가 허공을 가른다. 헉헉대는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온 몸이 땀으로 젖는다.

공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순간 팔을 뻗어 절묘하게 살려낸다. 옆 동료가 강력한 스매시(Smash)로 득점한다. 환호성이 터진다.

지난 23일 오후 8시 제주시 동광초등학교 체육관. 창문 밖으로 흘러나오는 불빛은 주변의 고요함을 방해하는 듯 했다.

체육관 안으로 들어가니 라켓으로 공을 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성인남녀 20여 명이 배드민턴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남·녀가 짝을 이룬 복식경기와 남자 단식경기가 체육관내 9개 코트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선수들은 오직 상대방과 셔틀콕(shuttlecook)만 바라보며 경기에 집중했다. 이기겠다는 의지가 표정에 보였다. 한편에서는 셔틀콕 100여개를 바닥에 늘어놓고 일단의 사람들이 서브 등을 연습하고 있었다.

이들은 제주도배드민턴연합회 소속 동호회 동광배드민턴클럽(회장 지광호) 회원들이다.

오영진(55)씨와 김동국(34)씨는 이날 한 팀을 이뤄 복식경기를 했다.

이들은 20살 넘는 나이 차에도, 뛰어난 팀워크로 회원들 사이에서 ‘환상의 짝꿍’이라 불린다.

김씨는 “(오씨와)고등학교 동문이라는 인연으로 한 팀을 이루게 됐다”며 “선배님 체력이 젊은 사람 못지않아 나보다 경기를 더 잘한다”라고 선배를 추겨 세웠다.

오씨는 “후배들과 경기하면서 배우는 점이 많다”며 “더욱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배드민턴은 보기와 달리 격한 운동이다. 팔은 물론 손목, 어깨, 허리,무릎, 발목 등 온몸 관절을 사용한다. 경기하는 내내 달리기, 도약, 회전, 굴신(屈身)을 반복한다.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전신 근육을 키울 수 있다.

회원 개인별로 대회 실적에 따라 A(고급)·B(중급)·C(초급)·D(입문) 등급이 부여되며, 등급별로 경기를 한다. 배드민턴 경력 8·6년차인 오씨와 김씨는 모두 A등급이다.

배드민턴은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어 가족이 함께 즐기는 경우도 많다. 이날도 고복석(43)·김은주(35·여)부부가 두 딸 채현(8), 채민(5)양과 함께 체육관을 찾았다.

고씨는 “사라봉 등에 가서 배드민턴 치는 흉내만 내다가 첫째 딸이 생겼을 때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며 “지난해부터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가족들과 운동을 하면 건강도 챙길 수 있고, 함께 보내는 시간도 많아져 가족관계도 돈독해 지고, 스트레스도 날릴 수 있다”며 “부부싸움을 해도 함께 땀을 흘리고 나면 다 풀린다”고 웃으며 말했다.

동광클럽은 2002년 동광초등학교에 체육관이 생기면서 창단됐다. 현재 회원 수는 180여명에 이른다.매일 아침·저녁 체육관에 모여 운동을 한다. 운동과 별개로 계절마다 야유회와 봉사활동을 펼친다. 또 1년에 한 번 선수육성을 위한 성금 모금활동도 벌인다.

현재 도내 배드민턴동호회는 모두 72개로 전체 동호회원은 1만여명에 달한다.

회비는 동호회마다 다르지만 평균 2만5000원선. 아침과 저녁 운동 시간이 정해져 있어 미리 자신의 운동가능 시간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호회 가입 자격 조건은 없지만, 일부 동호회의 경우 인원제한을 두기도 한다. 도내 배드민턴 동호회와 운동 시간은 제주도배드민턴연합회 홈페이지(http://www.hiclearjeju.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클럽회원 가족같은 ‘따뜻함’ 있어”

▲배드민턴 ‘등급’제도가 궁금하다

=입문하면 D등급부터 시작한다. 각 지방연합회마다 규정은 다르지만 제주도연합회 기준으로는 16팀 이상 출전 경기에서 4강에 들면 승급할 수 있다. 만약 16팀이 나오지 않았을 때는 결승전에 진출해야 승급이 가능하다.

▲대회는 많은 편인가

=도내에서 열리는 대회는 제주도지사배 국민생활체육 대회 등 1년에 10여 차례 있다. 전국대회도 매해 다르지만 평균 2~3차례 열린다. 참고로 동광이 수상한 입상 트로피는 어마어마하게 많다(웃음).

▲부상이 많다는 얘기도 있는데

=좁은 동작 범위에서 급격히 몸을 트는 동작이 많은 운동 특성상 부상이 가끔 있다. 어깨와 손목, 발목 부상이 많은 편이다. 주로 몸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하다 근육이 파열되는 경우이며, 닳은 신발을 신고 운동하다 넘어져 다치기도 한다.

부상예방을 위해 운동 시작 전 준비운동을 해 몸을 풀어주고, 운동화 등 장비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경기 사이 틈틈이 쉬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배드민턴의 가장 큰 매력은

=실내운동이라 날씨에 관계없이 365일 즐길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 하루에 1000원 정도만 투자하면 운동을 할 수 있어 비용 부담이 적다. 생활체육대회에 나가 입상하면 ‘성취감’도 맛볼 수 있다. 특히 클럽회원끼리 가족처럼 지내는 ‘따뜻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