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제주’의 수출
제주도는 지난해 수출 1억불을 초과해 나름 선방했다. 반면 수입은 3억불을 훌쩍 뛰어 넘었다. 2억불 적자다. 수출이 감소했지만 수입은 더 감소한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있을지라도 수지는 흑자라야 한다고 본다.
제주도 무역은 전형적인 1차산품 위주의 수출구조다. 수출을 늘리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거기에다 원자재나 자본재를 들여와서 수입이 큰 게 아니라 내외국인 면세점 판매용 소비재를 수입하느라 적자만 늘려놓고 있다. 지역내총생산 측면에서 보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으나 수출용 원자재를 들여와서 다시 수출해야 하는 무역측면에선 우려가 크다.
지난해 도내 70여개의 수출기업들이 70개국에 300여개의 품목을 수출했다. 전통적으로 일본과 미국에는 넙치류가 늘 1위 수출품목이다. 우리의 관심사인 중국은 어떨까? 유감스럽게도 해마다 주 수출품목이 바뀌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해 기초화장품을 그것도 처음으로 100만불 이상 수출한 점이다. 매년 4000만불 이상의 기초화장품을 수입해서 중국관광객들에 파는 제주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도 엔저하락을 주도하는 일본과 자국기업 보호를 심화시킬 중국 사이에서 제주무역은 글로벌 경쟁과 맞닥뜨려야 한다. 그러나 캐나다, 중국 등과의 FTA 체결 이후 세계영토의 70%가 넘는 경제영토를 확보했다.
도내에는 아직 1000만불을 수출하는 기업이 없다. 100만불 이상 수출 기업도 33개에 불과하다. 과거 종합상사가 제조업체의 상품을 대신 수출해 수출강국의 기초를 다졌던 사례도 참고해볼만 하다. 따라서 올해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제주 강소기업 육성이 최우선 목표가 돼야 할 것이다.
지난 5년간 ‘수출 1조원’ 추진에 따른 경험과 시행착오를 면밀히 검토, 실질적인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에 만전을 기할 때다. 지자체가 직접 모든 것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 수출관련 특화된 지원기관들에게 과감히 사업을 위탁해 활용하면 되는 것이다. 이제는 타 지자체 못지않게 전문수출지원기관들이 다 모여 있다.
수출기업들도 자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 생산 및 마케팅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해외시장에서는 제주도 제품을 프리미엄으로 보는 바이어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제주도만큼 무역인력이 부족한 곳도 없다. 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다. 유능한 무역인재의 양성은 제주경제의 100년을 좌지우지할 시금석이다. 기존 무역실무인력의 역량향상은 물론 차세대 우수 무역인력을 지역 업체에 공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무역협회 제주지부는 지금까지의 수출지원체계를 대폭 개선할 계획이다. 우선 제주도 청정이미지와 생산품이 프리미엄이라면 그에 걸맞는 해외마케팅과 수출방식도 프리미엄이 되도록 가이드할 것이다.
현재는 수출저변 확대가 아닌 수출역량 강화를 도모해야 될 단계이다. 따라서 해외마케팅 역량강화 교육을 통해 도내 중소수출기업의 글로벌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수출하려면 수입해줄 바이어가 필요하다. 해외에 나가든 불러들이든 자주 바이어를 만나야 한다. 상하반기에 유통바이어들을 초청해서 제주도 제품을 직접 보고 현장도 방문하도록 할 계획이다.
시대의 트렌드에 뒤지지 않도록 온라인마케팅을 통한 신규 수출 창출도 중요한 아이콘으로 정할 생각이다. 또한 제주무역상사협의회 소속 기업들을 적극 지원, 새로운 상품을 다양한 국가로 수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 제주도 수출선도 조직으로 만들 계획이다.
지난해 제주도 수출은 1억 달러가 조금 넘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0.02%에 해당된다. 숫자만 보면 상당한 실망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1년 내내 안팎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1억 달러 수출을 이어가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