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 어두운’ 제주경찰 주차 단속
동부서 주변 불법 행위로 ‘몸살’ 집중 단속 ‘헛구호’
교통 약자 등 사고 위험 노출 ‘전시성 행정’ 지적도
제주동부경찰서(서장 이지춘)가 불법 주·정차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청사 주변 단속은 소홀한 것으로 나타나 ‘등잔 밑이 어두운 경찰’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청사 주변에 노인 보호구역 등이 있지만 불법 주·정차 단속은 이뤄지지 않으면서 교통 약자인 노인들이 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 전형적인 전시성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상습 불법 주·정차로 인한 도민 불편 해소는 물론 사고 위험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불법 주·정차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월부터 2월 말까지 상습 불법 주·정차 민원이 잦은 26개 구간에서 단속 안내 전단지를 배부하는 등 계도·홍보 활동을 전개했다.
주요 단속 대상은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주요 교차로 주변을 비롯해 어린이·장애인·노인 보호구역, 인도 또는 횡단보도 위 불법 주·정차 등 다수 민원 구간이다.
그런데 정작 제주동부경찰서 청사 주변이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단속은 이뤄지지 않아 생색내기식 단속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제주동부경찰서 서측에는 제주시 노인복지회관을 비롯해 기적의 도서관이 위치해 있는 데다 노인 보호구역으로까지 지정돼 있지만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운전자 시야 확보가 어려워 이곳을 지나는 노인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모(48)씨는 “불법 주·정차 집중 단속 기간인데 불법 주·정차 차량이 넘쳐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애초 도로 폭이 좁은 상황에서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사고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제주동부경찰서 정문 맞은편 왕복 2차선 도로에서도 불법 주·정차가 성행하면서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사고의 위험까지 뒤따르고 있다.
주민 강모(38·여)씨는 “불법 주·정차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하지만 단속을 벌이는 경찰관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말로만 그친 단속이 아닌 실질적인 단속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주동부경찰서의 불법 주·정차 집중 단속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지춘 제주동부경찰서장은 이와 관련, “주차 공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불법 주·정차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다 보니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당분간 계도와 단속을 병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