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다보면 스트레스 사라지고 다이어트에도 도움”
'생활의 기쁨' 취미 세계
<3>살사댄스
어두운 조명 아래 남·녀가 마주 서있다. 손을 잡고 밀고 당기는 스텝과, 손을 엇갈려 잡고 회전 동작을 반복했다.
강사인 듯한 사람이 ‘원·투·쓰리’를 외치며 기본 스텝을 밟았다. 30~40대로 보이는 남·여들이 따라했다. “가슴 쫙 펴고, 손 올리고, 머리 쓸어주고”라고 외치는 소리에 실내에 긴장감이 높아졌다.
조명이 꺼지고 흥겨운 ‘살사(Salsa)’ 음악이 흘러나오자 이들은 각자 짝을 이뤄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남성이 리드하고, 여성이 그에 맞춰 밀고 당기는 동작은 무척 아름다웠다.
‘살사’는 아프리카 쿠바 음악에 라틴 아메리카 음악을 혼합한 미국 대중 음악장르다. 살사에 맞춰 추는 춤이 ‘살사댄스’.
지난 10일 오후 8시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한 무용 연습실. 힐을 신은 여성과 신사화를 신은 남성 10여 쌍이 전면 거울을 보며 박자에 맞춰 스텝(step)을 연습하고 있었다.
이들은 ‘살사마르’ 회원들이다. 살사마르는 직장인들로 구성된 살사댄스 동호회다.
어린이집 교사 고지선(34·여)씨도 이날 자리를 함께했다. 그는 살사 7년차답게 능숙한 스텝을 선보였다.
고씨는 “사회생활을 갓 시작했을 때 우연히 살사댄스 공연을 보고 춤에 빠져들었다”며 “살사댄스를 추다 보면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몸을 쓰는 동작이 많아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살사마르 동호회는 선배가 후배들을 가르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이날은 고씨가 후배들을 가르치는 역할을 맡았다. 고씨는 스텝에 맞는 응용동작에 중점을 두고 교육했다.
회원인 이영훈(35) 씨는 “살사댄스를 배운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손과 발이 따로 놀아 아직은 힘들다”며 “멋진 춤을 출 수 있도록 더욱 더 연습할 것”라고 말하며 웃었다.
기자도 살사댄스에 도전해 봤다. 기본 스텝과 동작을 배워 따라했다.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던 동작도, 직접 해보니 발이 꼬이고 손이 꼬여 박자 맞추기가 무척 힘들었다.
살사댄스는 남·녀가 한 호흡이 돼 추는 춤이지만, 남성과 여성의 동작이 다르다. 여성이 춤을 추고 남성은 지탱해 주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살사댄스를 추기 위해서는 먼저 스텝을 연습하고, 기본 동작을 익혀야 한다. 그런 후 각 남·녀별 응용동작을 익히게 된다.
주로 남성이 춤을 리드하지만, 응용동작 속 패턴별 여성의 역할도 있기 때문에 호흡을 맞춰 연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살사마르 회원들은 1년에 한번 발표회에 나가서 도민들에게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인다. 또 한주에 한번 ‘미니파티’를 통해 각각의 실력을 점검하고 피드백을 통해 개선한다.
살사마르의 연습실은 개방적으로 운영되다보니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더러 있다.
이날 연습실을 찾은 앨리사 나숄드(36·여·미국 일리노이 주) 씨는 “제주에 관광 차 왔는데 살사를 자유롭게 출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며 “평소 살사댄스를 좋아해 미국에서도 많이 췄는데, 제주인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도내에서 살사댄스 동호회는 살사마르를 포함해 2개가 활동 중이다. 육지는 주로 ‘살사 바(bar)’를 중심으로 동호회가 운영되지만, 제주는 순수 동호회 개념이기 때문에 연습실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살사마르는 2007년 구성됐으며 회원 수는 2549명에 달한다. 이보다 6년 앞서 제주시 이도2동에 제주살사아카데미(JSDA)가 개설됐다. JSDA의 회원은 현재 3733명이다.
살사마르의 경우 월회비를 따로 받지 않는다. 연습실 이용시 5000원만 내면 된다. 이용료는 연습실 운영비 등으로 쓰인다. 특별한 강습이 있을 때 강습비를 받는다.
고영일 살사마르 회장 인터뷰
-살사댄스를 능숙하게 추기 위해선 어느 정도 연습해야 하나
보통 6개월 정도 연습해야 한다. 처음 3개월은 초·중급 과정으로 스텝과 기본 동작을 익히고 이후 3개월은 중·고급 과정으로 응용동작을 연습한다.
-대회 개최 상황은
아직 살사댄스의 프로대회는 없다. 다만 살사댄스를 비롯한 댄스스포츠가 IOC의 인정종목으로 채택돼 올림픽, 도민체전 등 각종 대회에서 경연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프리살사’라는 발표회가 매년 개최된다.
-동호회 활성화 계획은
살사마르의 슬로건은 ‘즐거운 삶을 살자’다. 살사댄스는 즐거운 놀이이다. 이를 도민들에게 널리 알려서 회원들을 모집할 예정이다. 또 실력 있는 후배들을 육성하고, 멋진 발표회 기회도 많이 만들어 도민들에게 살사댄스를 선보이고 싶다.
-도민들에게 추천의 말을 한다면
과거 살사댄스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았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인식이 많이 없어지고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즐긴다. 살사댄스는 생활에 활력소를 찾아주고, 사회생활에도 도움이 되므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