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인격 연기 현빈, 지성에 ‘완패’

‘스타 캐스팅’에 기댄 작품 한계 드러나

2015-03-12     제주매일

다중인격 연기 대결에서 현빈(33)이 지성(38)에 완패했다.

스타성에서, 관심도에서, 젊음에서 현빈은 모두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빈약한 캐릭터와 스토리 안에서 연기의 밑천마저 드러났다.

반면, 지성은 갈수록 풍성해지는 감성과 깊어가는 연기력을 새삼 보여주며 감탄을 자아냈다.

지난 두달여 MBC와 SBS의 수목극 미니시리즈 대결에서 나란히 다중인격 캐릭터를 선보였던 현빈과 지성의 정면대결은 이렇듯 지성의 완벽한 승리로 막을 내리게 됐다.

2011년 1월16일 끝난 SBS ‘시크릿가든’으로 현빈의 인기는 대기권을 뚫고 우주까지 뻗어나갈 기세였다. 그리고 두달 뒤에는 그가 귀신잡는다는 해병대에 자원입대를 하자 그 우주가 대폭발을 일으키는듯했다.

SBS ‘하이드 지킬, 나’는 그런 현빈이 꼭 4년 만에 출연한 드라마다. 그가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화제를 모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웬걸, 뚜껑을 열어보니 시청자가 기대하던 현빈은 온데간데없고, 엉성한 스토리 안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구서진(극중 현빈 캐릭터)과 로빈이 방황하고 있었다.

너도나도 캐스팅하려 혈안이 됐던 ‘바로 그’ 현빈을 잡았지만, 8.6%에서 출발한 ‘하이드 지킬, 나’의 시청률은 지난 4일 3.8%까지 추락하며 깊은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하이드 지킬, 나’는 지난해 참패한 월드 스타 비 주연의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와 함께 스타 캐스팅에만 기댄 작품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MBC ‘킬미 힐미’에서 무려 7개의 다중인격을 가진 차도현에 도전한 지성에 대한 칭찬은 해도해도 끝이 없을 정도다.

차도현, 신세기, 요나, 요섭, 페리박, 나나 등의 전혀 다른 캐릭터를 쉼없이 오가면서도 그 어느 하나 소홀함 없이 매끈하게 소화해내고 있는 지성의 연기력은 지금껏 그의 발전을 좇아가던 사람들조차도 놀라게 했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인격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변신을 거듭한 지성의 현란한 둔갑술에는 캐릭터 전환의 삐걱거림이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보는 이를 민망하게 만드는 오글거림도 없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