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쎄시봉’ 음악을 ‘라이브’로

14일 부터 ‘쎄시봉 친구들 콘서트’
“관객과 추억 공유의 장 될 것”

2015-03-11     제주매일

“팝송 좋아하는 또래들이 모였을 때 코드만 짚으면 주제곡처럼 나오던 노래입니다.”(윤형주)

한 마디가 떨어지자 조영남(70), 윤형주(68), 김세환(67)은 각자 기타 줄을 튕기며 추억의 팝 넘버 ‘코튼 필즈’(Cotton fields)의 하모니를 들려줬다.

마치 1960년대 후반 무교동 음악감상실 ‘쎄시봉’에서의 모습을 약 50년 만에 옮겨놓은 듯했다. 이들은 1970년대로 이어진 포크 음악 흐름을 주도한 청년 문화의 상징이었다.

이상벽(68)은 “살아있죠? 노인네들이 아직”이라며 흐뭇한 표정이었다.

11일 오후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투어 ‘2015 쎄시봉 친구들 콘서트’ 제작발표회에서다.

‘쎄시봉’의 주역인 조영남, 윤형주, 김세환과 MC 이상벽이 오는 14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를 시작으로 5월까지 광주, 일산, 수원, 전주, 부산, 서울, 대구, 인천 등지를 돌며 공연한다.

평균 나이 70세라는 이들은 서로의 답변에 끼어들며 여전히 아웅다웅했지만 50년 동안 인연을 이어가며 한 무대에 선다는 사실에 무척 감격했다.

윤형주는 “방송사 복도를 지나가면 최고령자”라며 “우리 평균 연령이 70세인데도 이런 세대가 같이 공연하는 건 가요 사상 처음이다. 현존하는 선배들이 70세까지 노래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왕성한 활동 역시 축복”이라고 말했다.

쎄시봉에서 ‘대학생의 밤’을 진행했던 이상벽은 “지난 투어 때도 대기실에서 ‘죽기 살기’로 하자고 했다”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공연 때는 할머니들이 ‘여고생 시절 오빠 노래를 들었다’며 울더라. 우리가 학생 신분으로 만났을 때도 인기는 있었지만 지금처럼 계층을 뛰어넘어 호응을 얻는 기회가 올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투어에는 지난해까지 참여한 송창식이 빠지고 조영남이 합류했다.

이들은 각자의 히트곡을 부르고 쎄시봉에서 공연한 올드팝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상벽은 “우리 공연은 이야기가 있다”며 “쎄시봉에선 시의적절하게 등·퇴장이 있었고 추억도 있었다. 서로 고아인 줄 알았을 만큼 어렵게 대학 생활하던 학창 시절, 유일한 휴식의 퇴로였다. 우린 그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관객은 각자를 추억하는 공유의 장이 될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설명했다.

이들은 또 최근 자신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쎄시봉’에서 배우들이 부른 ‘백일몽’을 라이브로 선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