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암 선생 유허비'등 3건 향토문화유산 됐다
제주에서 교육의 시초인 장수당(藏修堂)을 세우는 데 큰 공을 기울였던 명도암 김진용을 기리는 ‘명도암 선생 유허비(明道菴 先生 遺墟碑)’가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9일 제주도청에서 회의를 개최, 유허비를 포함한 금대와 악락심천 등 모두 3건을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본지의 기획물 중 하나인 <길 따라 이야기 따라>에 소개된 바 있는 명도암 김진용(1605~1663)은 과거시험인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한 뒤 조선 최고 교육기관인 성균관(成均館)에 진학했지만, 그 뒤 다른 벼슬을 하지 않고 다시 제주로 돌아와 후생을 가르치기로 마음먹는다. 1660년 지금의 오현단 자리에 제주 교육기관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장수당’을 세우는 데 큰 공을 기울인 그는 콩 150곡, 쌀 50곡, 보리 50곡 등을 장수당에 지원한다.
6년 후 사당과 학사가 갖춰진 ‘귤림서원’이 된 장수당은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사라진 바 있다. 그러다 1892년 귤림서원 자리에 비를 재건하고, 그 앞에 석단을 만들어 오현단이 생겼다.
그의 후손들은 그가 살았던 봉개동에 위치한 안세미 오름 근처에 그의 업적을 기리는 ‘유허비’를 세운 뒤, 지난해 5월 문화재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향토문화유산지정신청서’를 제주도에 제출한 바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유허비는 김진용 선생의 업적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 지정하게 됐다”며 “3건의 향토문화유산에 이의사항이 접수되면, 그 내용을 재검토한 뒤 다시 재공고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대는 3.1운동이 제주로 이어졌던 조천만세운동의 발원지란 사실을 알리는 비석이고, 악락심천은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 주민들이 식수로 이용했던 연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