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유기 수사 ‘제자리 걸음’

50여 일간 용의자 특정 조차 못해
제주경찰 수사력 부재 도마에 올라

2015-03-10     김동은 기자

제주시내 도심지 한복판 쓰레기 더미에서 갓난 아기 사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사건 발생 50여 일이 지나도록 용의자 특정 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영아 유기 사건에 대한 수사가 제자리 걸음을 걸으면서 제주경찰의 수사력 부재가 또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10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유기된 영아에 대한 제주대병원의 조직 검사 결과 태어나기 전에 이미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에 따라 경찰 내부에서는 영아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사망해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할 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체에 달린 탯줄이 엉성하게 잘린 점 등으로 미뤄 미혼모가 혼자 아기를 낳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주변 폐쇄회로(CCTV) 10여 대의 영상을 분석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런데 경찰은 영아 유기 사건이 발생한 지 50여 일이 지나도록 용의자 특정 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목격자나 제보자도 나타나지 않고 있는 데다 도내 산부인과 수사를 위한 영장도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발부되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처럼 수사에 별다른 진척이 없다 보니 영아 유기 사건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경찰 수사력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일단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단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영아 유기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15일 오후 3시께 제주시 도남동 모 한의원 뒷편 골목길 쓰레기 더미에서 탯줄이 달린 갓난 아기의 사체가 발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