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훔방 재개봉’ 독립영화 설 자리 줄어”

신연식 감독 보도자료 통해 ‘비판’

2015-03-03     제주매일

대기업의 수직계열화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한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하 ‘개훔방’) 제작사에 대해 이번에는 저예산 독립영화 감독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관객의 잇따른 상영관 확대 요청 속에 지난달 12일자로 ‘개훔방’의 상영관이 2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이 때문에 도리어 독립영화의 설 자리가 줄어들었다는 주장이다.

독립영화 ‘조류인간’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은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상업영화인 ‘개훔방’이 15개 이상의 극장을 배정받는 것은 독립영화계에는 엄청난 폭력”이라며 “이는 고등학생이 대학생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억울해하면서 유치원 놀이터에 와서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신 감독은 “상업영화가 어떤 이유에서든 독립영화전용관에서 재개봉이 된다면 이후에도 극장 개봉을 마친 상업영화가 IPTV 매출 증대를 위해 독립영화관에서 재개봉되는 선례로 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독립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극장은 한정돼 있고 지금도 개봉을 고대하는 의미 있는 많은 독립영화가 있다”면서 “다양성에 가치를 두고 독립영화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독립예술영화관에서 특정 영화가 50개 이상의 극장을 점유하는 것은 그 자체로 다양성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조류인간’은) 개봉 첫날(2월 26일) 현장에서 확인한 몇몇 극장에서 아침 10시와 밤 10시40분대라는 현실적으로 관람이 힘든 시간대에 상영 중이었다”며 “’개훔방’이 좋은 시간대에 편성된 것을 보고 좌절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개훔방’ 측은 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개훔방’이 확대 상영을 할 때부터 다른 독립영화에 피해가 되지 않도록 일반상영관을 위주로 해달라고 극장 측에 요청했다”며 “상영관 배정은 극장 재량이지만 ‘개훔방’의 확대상영이 독립 영화에 피해가 된다면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