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자본, 불안감 대신 기회로”

2015-03-03     제주매일

제주 경제는 2009년을 기점으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관광객은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경제성장률은 2010년을 제외하고는 전국평균을 웃돌고 있다. 특히 2013년 제주 지역내총생산(GRDP)은 5.7%(전국평균 2.3%)를 기록하며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중추 산업인 농림어업분야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과 서비스업이 제주 경제성장을 견인해왔다. 2011년과 2012년 지역내 건설업은 연속 10%대 성장 행진을 이어갔고 서비스업은 각각 4.5%와 5%의 성장률로 전국평균을 상회했다.

이런 성장 배경에는 중국인 관광객의 급증과 부동산 투자가 한몫했다. 덕분에 2011년 외국인 관광객 100만시대를 열었고 2010∼2014년 9300억원 이상의 부동산투자와 1200억원의 세수증가가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점유율이 심화되면서 거대 중국자본유입에 대한 불안감과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제주본부가 지난해 5월 실시한 중국자본유입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는 55%가 긍정적인 반면 도민은 59%가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자본유입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부동산투자이민제도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으로 나타나 현재 제도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 경제 환경은 제주 미래성장을 답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북한은 제주관광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금강산관광 재개를 공개적으로 원하고 있으며 중국경제는 지난해 7%대로 하락하며 중장기적 측면에서 투자성향이 불분명하다.

부동산투자이민제도는 제주에만 허용했던 휴양콘도미니엄 1인 분양을 타 지역까지 확대해 제주의 경쟁 우위도 사라졌다. 이미 중국자본이 인천과 강원도로의 이동이 포착되고 있다. 줄곧 증가하던 제주투자 추세는 감소세로 급반전, 2013년 5건 2조3867억원에서 지난해 1건 2373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러한 경제상황 하에서 중국자본은 제주발전에 놓칠 수 없는 중요한 거대시장이다. 제주 경제가 한 때 반짝하고 끝나지 않으려면 미래의 위협은 줄이되 현재의 기회는 늘려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중국인 토지 점유율은 2014년 6월 현재 전체 외국인 소유 1374만㎡가운데 592만㎡(179만여평)으로 제주 전체면적의 0.3% 정도이다.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증가세가 이루어지고 적절한 대응이 없을 경우 중국자본에 대한 거부감은 더욱 거세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적절한 대응방안이 절실한데 다음 3가지 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투자유치에 대한 장기적 비전과 철학을 속히 정립해야 한다. 그 바탕아래 중국자본에 대한 제주의 영향과 실익을 명확히 따지고 방향을 도민에게 분명하게 제시해야할 것이다. 그래야 혼란도 줄이고 부동산투자이민제도 개선에 대한 정확한 방향이 도출될 수 있다.

둘째, 도민과 정책적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이 전개돼야 한다. 정책적 신뢰가 없으면 공감을 얻지 못하고 정책도 성공하기 어렵다.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투자유치에 대한 정책설명을 충분히 하고 관련 자료를 도민에게 적극 제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반중(反中) 정서를 줄여나가야 한다.

셋째, 부동산 투자의 다국화와 다양화를 추구해야 한다. 중국의 토지점유율을 제한하기 보다는 제주가 글로벌 투자 유인력을 가지고 있는 영어교육도시 및 경쟁력을 갖춘 의료휴양도시 등을 통해 투자처를 다양화하며 해외 개인투자유치를 활성화, 한 국가에 토지 점유율이 편중되지 않도록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

중국자본유입에 대한 불안감은 자연스러운 심리적 현상이다. 이를 극복하고 우리의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