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 주민보고회 매번 '겉치레'
참석자 대부분 경찰 관계자…현장 여론 수렴 한계
'보여주기 행정' 지적에 경찰 "노력하나 쉽지 않아"
제주경찰이 매년 ‘주민과 함께하는 열린 보고회’를 개최하고 있지만, 정작 일반 주민들의 보고회 참석은 극소수에 그쳐 ‘보여주기’ 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3일 대강당에서 경찰, 협력단체, 주민 등 84명(경찰 34명·주민 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과 함께하는 열린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제주서부경찰서의 치안정책 보고와 더불어 주민과 경찰이 치안문제 등에 대해 질의·응답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하지만 이날 보고회 참석자들은 사전에 섭외된 인사들인 데다 대부분 경찰 협력 단체 관계자여서 주민들의 진솔한 얘기를 듣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실제 보고회에 참석한 주민 50명 중 협력단체 관계자가 22명, 유관기관단체 관계자가 21명으로 일반 주민은 탈북자와 다문화가정 등 7명에 불과했다.
지난달 26일 제주동부경찰서가 진행한 보고회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 보고회에서도 사전에 섭외된 경찰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주로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회가 실질적인 치안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평소 경찰과 접촉이 없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치안상황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 또한 필요했지만, 미흡했다는 평가가 많다.
경찰은 앞서 주민들을 ‘행사의 들러리’가 아닌 ‘주인공’으로 대접하고, 지역주민들의 치안불편 사항을 청취하기 위한 보고회를 개최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경찰을 찾아가는 것이 아닌, 경찰이 직접 지역주민들에게 찾아가는 보고회로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며 “보고회와 관련한 사전 홍보를 활발히 펼쳐 점진적으로 일반 지역 주민들을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보고회에서는 ▲평화로 안갯길 교통안전 확보(모범운전자회) ▲어린이 스쿨존 교통사고 예방(녹색어머니회) ▲한림지역 치안활동 강화(생활안전협의회)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