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마다 모두 잘되게 해줍써”

어제 구좌읍 송당리 본향당서 ‘마을제’ 봉행

2015-03-03     박수진 기자

“가족 모두 건강하게 해주십써. 하는 일도 모두 잘 되게 해주시고예.”

도내에서 가장 큰 마을제 중 하나이자 1986년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된 ‘송당리마을제’가 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위치한 본향당(本鄕堂)에서 봉행됐다.

이날 마을제는 정태진 매인심방의 집전 아래 궷문 열림∼초감제∼군문열림~새도림~신청궤~풍니놀이~도산받음~액막음~도진 등의 순으로 이뤄졌다. 주민들은 제각기 준비한 제물을 제단에 올리고 절을 하는 등 올 한해 무사안녕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매년 음력 1월 13일에 봉행되는 송당리마을제는 제주도 여러 마을 당신(堂神)들의 원조인 금백주(백주또)에게 제사를 지내 가정 등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을 단위의 제사다. 특히 마을 여성들이 제사를 주도하는 ‘무교식 포제’로 진행되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매년 음력 1월 13일(신과세제)을 비롯해 2월 13일(영등굿), 7월 13일(마불림제), 10월 13일(시만곡대제) 등 일년에 4번씩 정기적인 제사를 지낸다.

마을제가 끝나자 마을 주민 등은 메밀국수와 삶은 닭고기 등을 먹으며 추운 몸을 녹이기도 했다.

한편 농경신(農耕神)이라 불리는 금백주는 다섯 가지 곡식의 씨앗을 가지고 서울에서 제주로 왔다. 이어 한라산에서 솟아난 수렵과 목축의 신인 ‘소로소천국’과 결혼, 송당리에 살면서 18명의 아들과 28명의 딸을 낳았는데, 그 자손들이 고루 뻗어 제주도 전 지역 368개 마을의 당신이 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