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3분' 말뿐 느림보 제주경찰
112신고 매년 증가 불구 평균도착시간 5분55초
인명구조 최적시간 놓쳐 신속대응 위한 방안 시급
제주경찰에 접수되는 112신고 건수가 매년 늘고 있지만 현장 도착 시간은 늦어지고 있다. 특히 경찰이 사고 발생 시 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으로 설정한 ‘골든타임’인 3분 보다 2배 가까이 지체되면서 ‘느림보 경찰’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2일 제주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경찰에 접수된 112신고 건수는 모두 30만6004건으로 2013년 대비 13.85%(3만7241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납치·성폭력 등 중범죄로 추정돼 최우선적인 출동이 요구되는 ‘Code 0’의 경우 123건으로 2013년(87건)보다 41.37% 늘어났다.
또 신속한 출동이 필요한 ‘Code 1(긴급신고)’은 1만580건, 긴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현장 확인이 요구되는 ‘Code 2(비 긴급신고)’는 13만8929건으로 각각 0.4%(48건), 19.83%(2만2992건) 증가했다.
그러나 경찰의 현장 도착 시간은 지연되고 있다. 본지가 경찰청에 문의한 결과 지난해 제주지방경찰청의 112신고 현장 평균도착시간은 5분55초로 확인됐다. 이는 2013년 평균 3분 8초보다 2분 47초나 늦어진 것이다.
제주경찰은 112 신고 접수 후 3분 내에 현장에 도착하는 ‘골든타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현실은 3분 가까이 지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제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과거에는 섹터(현장) 근처에만 가도 경찰 임의로 도착 신호를 보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GPS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실제 출동차량이 섹터 내에 진입해야만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결국 과거 현장에 도착하지 않아도 인근에서 도착 신호를 보내 ‘골든타임’을 억지로 맞춰왔지만, 시스템 개편 이후 이게 불가능해져 지금의 ‘느림보 경찰’이 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또 “비 긴급신고인 ‘CODE 2’가 크게 늘어난 것도 평균 도착시간이 늦어지는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신고자가 112로 신고 할 때 주변 가로등 표지 등을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리면 그만큼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경찰의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을 볼때 보다 신속한 현장 대응을 위한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