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이 있는 등굣길’
학생·학부모 의견 양분
신성여중·고 자율 시행 첫 날
“등교 시간이 늦춰져 그 시간에 부족한 잠을 보충할 수 있게 돼 좋아요.”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 자율 시행 첫 날인 2일, 신성여자고등학교 3학년 박모(19) 학생은 평소보다 느긋하게 아침을 맞았다.
지난 학기까지 신성여중은 8시, 신성여고는 7시30분까지 등교했으나 이날부터 두 학교 모두 8시30분으로 등교 시간을 조정했다.
등교 시간보다 일찍 학교에 오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오전 6시30분부터 학교를 개방하고 자율학습실을 운영하고 있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도 교사 1명도 배치하고 있다.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 시행을 두고 의견은 긍정과 부정적 양분된 모습을 보였다.
신성여고 2학년 김모(18) 학생은 “달라진 것은 크게 없다”며 “0교시도 없어진 게 아니라 방과후 수업으로 옮겨진 것”이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신성여중 3학년 현모(16) 학생은 “원래 일어나는 시간보다 잠을 더 잤는데도 여유 있게 등교 준비를 할 수 있었다”고 밝게 웃었다.
중학교 1학년과 3학년 두 딸을 둔 한 학부모는 “아이들 등교 시간이 회사 출근 시간보다 늦어 부담이 된다”며 “아이들이 늦잠을 자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 시행을 격려하기 위해 오전 7시50분께 신성여고를 찾아 30여분간 등교 중인 학생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 교육감은 “현재 제주도내 학생들의 비만율이 전국 전국에서 가장 높다”며 “학생들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아침밥은 먹고 다니도록 하는 게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이 교통편 등으로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학교별 등교 현황을 파악해 제주도청과 시내버스 노선 조정 관련 얘기를 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