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사라진 국경일
어제 제96회 3·1절…도내 아파트 단지 등 국기 '실종'
道, '전도민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효과도 미미
태극기를 게양하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제96회 3·1절인 1일 낮 제주시 외도동의 한 아파트 단지. 9개동 1000여세대에 이르는 이 아파트 단지에서 태극기를 내건 집은 20여 곳에 불과했다. 한 동당 2~3곳만 태극기를 게양한 것이다.
연동의 한 아파트 단지도 450여 가구 가운데 10곳도 되지 않는 가구만 태극기를 내걸었다. 도남동, 화북동 등에 있는 아파트 단지도 상황은 비슷했다. 단지 아파트관리사무소에 태극기가 하나씩 걸려있을 뿐이었다.
제주시청 인근 대학로, 연동 바오젠거리 등 상가 밀집지역에서도 일부 가게를 제외하고는 태극기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앞서 제주도가 ‘전 도민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전개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가 ‘태극기 달기 시범거리’로 지정한 제주도내 주요 도로변 11곳 19.9㎞ 구간에서만 태극기를 찾아볼 수 있는 실정이다.
반면 지역주민들끼리 태극기 게양 문화를 지켜 오는 곳도 있었다. 제주시 오등동의 한 골목길에서는 태극기 물결이 펼쳐졌다.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해 놓은 것이다.
오등동 주민 양정순(56·여)씨는 “가족들 모두 태극기를 거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태극기를 내건 집이 별로 없었는데, 해가 지날수록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태극기는 국경일(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및 기념일이나 조의를 표하는 날(현충일, 국장기간, 국민장일) 게양한다.
하지만 올해 첫 국경일인 3·1절부터 태극기 게양 동참이 저조해,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동우 제주도 총무계장은 “태극기 달기가 하루아침에 이뤄지긴 힘들다”며 “기회가 될 때마다 마을회관, 아파트관리소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등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