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체족이 119도 ‘독차지’

‘비응급환자’들 구급차 이용 60%

2005-05-25     정흥남 기자

출동공백.행정력 낭비 초래


지난 14일 오후 서귀포시 한 해안가 횟집.
서귀포소방서는 오후 9시 30분께 이 횟집에서 한통의 긴급 구조 전화를 접수, 이곳에 119구급대를 긴급 출동시켰다.
당시 이 횟집에는 일가족들이 식사 중이었는데 이 중 한 어린이가 문에 왼쪽 손가락이 눌려 경미한 타박상을 입었다.

그러나 가족 가운데 운전을 할 수 있는 보호자가 이미 술을 마신상태여서 운전을 할 수 없게되자 119를 부른 것이다.
119구급대 이용자 중 60%는 가벼운 증세의 환자이거나 자신의 편의를 위해 119를 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119이용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응급환자들이 선의의 피해를 볼 우려를 낳고 있다.

24일 서귀포소방서가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119구급대 이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1656명의 전체 이용자 가운데 989명이 단순 타박상 및 감기 또는 두통 등 비응급환자들로 나타났다.
특히 거동에 불편이 없으면서도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가기 위해 신고하거나 자가용을 사용할 수 없어 119구급대를 이용하는 주민들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석균 서귀포 소방서 119 운전요원은 “거동에 전혀 불편이 없는데도 정기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이송해 달라거나 술에 취해 집으로 데려달라는 주민을 보면 마치 택시기사가 된 듯한 기분"이라며 "경미한 환자들은 응급환자들을 위해 119신고를 자제하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