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혁신도시 ‘의료 사각지대’ 벗어날까
내달 의원 개원 예정…민간이 먼저 나서
의료 인프라 절실하지만 행정은 먼산 보기
제주혁신도시 지역인 서귀포시 신시가지 권역에서 병·의원이 단 한 곳도 없어 의료 사각지대로 놓일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내달 의원이 운영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 지역인 대륜동이 지난해 동홍동에 이어 2번째로 인구 1만명을 넘어서고 있어 서귀포시가 보건지소 설립 등 추가 의료 인프라 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서귀포시 신서로 48번길 인근에서 운영에 나서는 새론의원(원장 홍민기 응급의학전문의)은 오는 3월 개원해 일요일 진료와 야간 진료를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홍민기 원장은 내과와 외과, 소아청소년과, 정형외과, 응급의학과를 두루 보게 되는데 내과 과장을 초빙해 내과 진료를 강화, 물리치료사와 응급구조사 등 총 직원 7명을 두고 진료에 나선다.
특히 특이한 점은 매주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는데, 토요일을 제외하고 휴일은 없으며 금요일은 오후 1시까지 운영한다.
문제는 민간에서 이렇게 의료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행정에서는 감감무소식이라는 점이다.
2014년 주민등록인구통계를 살펴보면 서귀포시 신시가지 지역은 대륜동과 대천동으로 나뉘는 데 대륜동 인구는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총 4125세대, 1만449명(외국인 포함)으로 재작년 9305에 비해 1144명이 늘어났다. 또 대천동 인구는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3157세대 7489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두 지역을 합치면 모두 1만79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혁신도시에 추가로 이주하는 인구와 국토교통부인재개발원, 국세공무원교육원 등을 찾는 교육생 등을 추가하면 연간 2만여 명이 거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서귀포보건소 등에 따르면 신시가지 지역 보건지소 설립 계획은 전혀 없는 상태다. 그나마 인근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해군기지) 건립 지역인 강정 마을에 설립하는 계획만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보건지소 설립과 함께 병·의원 확충을 위한 방안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실질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신시가지 지역에서 10여 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김모씨(35)는 “5살과 3살인 아이들이 감기라도 걸리면 차를 타고 시내로 이동하고 진료를 받으면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며 “인구 유입 정책을 폈으면 인구 증가에 따른 인프라도 구축해야 하는데 서귀포시는 나몰라라 하는 것 같아 내고 있는 세금이 아까워진다”고 토로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보건 지소 설립 등 체계적인 계획은 마련되지 않았지만 의료 사각지대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