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없이 유쾌했던 ‘진짜’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43.3% 종영

2015-02-16     제주매일

“아직 나에게 시간이 남았다면 이 밤 마지막 술잔에 시간을 채우리….”

죽음을 앞둔 채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추억을 곱씹는 아버지의 담담한 표정을 보면서 시청자들도 눈물을 훔쳤다.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버지의 따뜻한 말 한마디 “그래, 이게 사는 거지”에 시청자들도 고개를 주억거렸다.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가 지난 15일 시청률 43.1%로 막을 내렸다.

‘가족끼리 왜 이래’는 자극적인 소재가 있어야 시청률이 담보되는 요즘 안방극장에서 보기 드문 선한 이야기로 사랑받았고 KBS 주말극의 부활을 알렸다.

또한 죽음과 이별의 슬픔에 매몰되지 않고 끝까지 유쾌함을 유지하며 남녀노소가 함께 웃고 울며 볼 수 있는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드라마는 초반부만 해도 자극적인 소재로 점철된 MBC TV ‘왔다! 장보리’ 기세에 눌려 별 달리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삼삼한 매력으로 방송 두달 만에 시청률 30%를 뛰어넘었고 지난 8일 방송에서는 43.3%까지 치솟았다.

‘가족끼리 왜 이래’의 가장 큰 미덕은 통속적이지만 진부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말기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애끊는 부정, 아버지 병을 계기로 달라지는 자식들의 변화 등은 여느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이었다.

그러나 드라마는 눈물을 짜내어 신파로 흐른다던가 아버지 차순봉이 완치되는 기적을 일으키는 식의 억지스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드라마는 슬픔은 담담하게 전하면서 유쾌한 웃음을 버무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 덕분에 마냥 착하다 못해 지루한 드라마에 머무르지 않았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마지막회에서 차순봉의 마지막 소원으로 열린 가족노래자랑은 ‘가족끼리 왜 이래’다움을 보여주는 결말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