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도 상대적 순탄 항해 지속
유동적 경기상황 대비 전략 갖춰야

지역내 생산-소득-지출 연결 ‘선순환’ 구조 정착
올해 성장률 7% 전망…성장가도 체력 비축이 관건

2015-02-15     신정익 기자

최근 수 년 동안 제주경제는 상대적으로 순탄한 항해를 지속하고 있다.

양대 주력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감귤 등 1차산업과 관광산업이 굴곡없는 성장세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제주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상황과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 적어도 외형상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경기상황은 언제나 유동적이어서 자생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성장가도에서 언제든 탈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제주가 외부변수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성장동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각 산업별로 체계적인 전략을 마련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대내외 경제 여건 불안 상존

세계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률이 한 단계 하락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0~2007년 평균 4.5%였던 성장률이 2011~2014년에는 3.5%로 떨어졌다.

그나마 올해는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지만 국가별로는 성장률 편차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경기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우리경제는 수출 증가세 둔화와 내수회복 지연 등으로 성장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앞으로도 출산율 저하와 빠른 고령화, 낮은 경제활동참가율 등 노동력공급 감소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우려가 높다.

■제주경제 ‘선순환’ 구조 정착

2010년 이후 제주경제는 지역내 생산이 소득으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지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유지하면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1~2013년 지역내총생산(GRDP)과 1인당 지역총소득 증가율은 전국 1위다. 1인당 개인소득과 1인당 민간소득 증가율은 3위, 지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14위에서 3위로 급상승했다.

지역내 생산과 소득이 지역경제 흐름 속으로 환류돼 성장력의 원천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소득수준이 상승하면서 쇠퇴지역으로 분류됐던 제주는 2010년 이후 성장지역으로 편입됐다.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농림어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 성장 유망산업의 기여가 컸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정상돈)가 분석한 지난해 제주경제는 전년과 견줘 4.1%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광 유관산업인 서비스업의 괄목할만한 성장과 농림어업 및 건설업의 선전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결과다.

여기에 고용과 물가도 지표상으로는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올해 7% 고도성장 가능할까

한은 제주본부는 올해 제주경제 성장률을 7%로 전망했다. 이런 성장률 고공행진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 섞인 지적도 없지는 않다. 당장 제주발전연구원은 4.5%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어느 한 쪽은 지나치게 비관적이거나, 낙관적이라는 엇갈린 해석이 나오지만 제주경제로서는 다행한 일이다.

7%대 성장세를 내다보고 있는 한은은 관광산업과 기업이전이라는 양대축에 농림어업과 건설업, 제조업의 호조를 전제로 한다.

물론 관광객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지난해 1200만명 돌파에 이어 올해 1300만명 유치가 이뤄질 것이고, 이에 따른 서비스업의 호황도 예견된다.

여기에 감귤을 내세운 농림어업 생산도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생산량과 출하가격은 반비례하는 것이 농산물시장이어서 감귤과 밭작물의 희비가 결정된다.

건설업은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민간부문 증가세가 전망되고 있다. 공공부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가 이뤄질 경우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한은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가 목표로 한 10개 기업유치가 달성되면 전체 성장률에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경제 발전 바람직한 전략은

제주도의 경제비전은 ‘5%대 성장률, 고용률 70%, 도민소득 3만달러, GRDP 25조원’에 맞춰져 있다. 2020년대 초반에 이 목표들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획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지 못하면 어려운 과제다. 그래서 제주발전연구원(원장 강기춘)은 ‘포용적 성장’, ‘창조적 성장’, ‘생태적 성장’, ‘협력적 성장’을 4대 추진전략으로 제시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기반산업 내실화‧고도화’, ‘미래 성장동력산업 발굴‧육성’ , ‘경제성장 인프라 구축’이라는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제도개선과 규제개혁, 의식 선진화라는 선행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발연은 국내경제의 무난한 성장과 물가 안정, 관광객 증가 등의 전제조건이 충족될 경우 2021년에 GRDP가 2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기업유치 효과 등이 예상보다 크면 2020년 25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그렇지만 가장 큰 변수는 대내적인 요인일 수 있다. 도민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리더십과 흔들리지 않는 펀더멘털 구축이다. 성장가도를 질주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얼마나 비축해 놓느냐 하는 점이다.

현승탁 제주상공회의소 회장은 “앞으로 2~3년이 제주의 골든타임이자 대전환기가 될 것”이라면서 “중단없는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정책방향의 제시와 경제주체들의 의지를 결집하는 전략과 비전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