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추모전.. 남편은 지금 신나 있을것"
지난 13일 도립미술관서 개막식…미공개 작품 160점도 선봬
“자신의 고향에서 대규모의 추모전이 열리고 있으니, 남편은 지금 아주 신나 있을 거예요.”
제주도립미술관(관장 김연숙)은 지난 13일 오후 미술관 로비에서 제주출신이자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선구자로 불리는 고(故) 김수남의 9주기 회고전 ‘김수남 특별전-끝없는 기억’개막식을 가졌다. 이날 김수남의 유족들을 비롯해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도내 각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이 참석, 회고전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부인 이희영씨는 “늘 자랑스러워 했던 고향에서 전시가 열리고 있으니 남편은 지금 무척 신나있을 것”이라며 “고향에서 작은 갤러리를 열고 함께 여생을 보내자고 했었는데, 오늘 그 꿈을 조금이나마 이룬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씨는 이어 “3주년 추모전이 열리고 6년 만에 그를 기리는 전시가 개최되는 것이라 더 설렌다”면서 “남편은 시대를 앞서 읽어낸 훌륭한 작가”라고 소개했다.
아들 김상훈씨도 소회를 전했다.
김상훈씨는 “아버지의 수많은 작품이 창고에 있거나 우리 손에 있으면 아무도 못본다”며 “"제주사람들에게 우리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릴 수 있어 뜻 깊은 전시”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버지의 수첩과 카메라 등 유품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제주도가 유품 기증을 원한다면 기꺼이 내어놓을 의향도 있다”고 강조했다.
미술관 1층 기획전시실에는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전역의 민속 문화를 담은 사진이, 2층 사설전시실에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제주도의 풍속과 인물작품 등 160여점이 출품됐다. 무엇보다 김수남이 직접 서명을 한 작품 54점 전부를 풀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 눈길을 모은다.
김수남은 20여년간 전국을 돌며 무당과 신앙인들의 모습을 카메라 앵글에 담아왔다. 아시아로 시선을 넓힌 김수남은 일본과 타이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 행해지는 ‘굿’의 흔적을 찾아 다니며 ‘샤머니즘의 대가’라는 수식어도 생겼다. 그러다 2006년 태국 치앙라이에서 소수민족인 '리수족'의 신년 행사를 취재하던 중 뇌출혈로 사망했다. 전시는 다음 달 27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