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생이 모자반의 공격…제주바다 ‘몸살’

서부해안 출현 후 제주항 확산…어선들 발 묶어
어민들 “40년 바다생활 중 처음 본다” 출어 포기
청소선·인력투입해도 수거 한계…“발생지 조사”

2015-01-29     윤승빈 기자

제주시 서부지역 해안에서 관측된 모자반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29일 제주도와 해양환경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괭생이 모자반 덩어리가 지난 28일부터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으로까지 밀려와 어민들이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괭생이 모자반은 암초 바다 밑에서 자라는 대형 갈조류의 일종으로, 길이가 3~5m에 달한다.

이 모자반 덩어리들 때문에 어민들은 해상에 어망을 설치하지도, 낚시채 등 어구도 사용하지도 못해 출어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채낚기어선 태양호(8t급) 선주 권종필(68)씨는 “새벽에 출어를 준비했지만, 해상에 모자반이 너무 많아 포기했다”며 “40년 바다생활 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어 “장비가 망가질까봐 무리해서 출어하기 힘들다보니 대부분의 선주들은 오늘 작업을 포기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날 이른 아침 제주항 인근에는 발만 동동 구른 채 바다에 떠다니는 모자반만 바라보는 어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해양환경관리공단 제주지사는 청소선(33t)을 해상에 투입해 모자반 제거활동에 나섰지만, 해수면을 뒤덮은 모자반을 모두 수거하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제주항 어선부두와 제2부두까지 약 600m 구간에 인력 20여명과 굴삭기를 투입, 모자반 수거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수거된 모자반 덩어리만 해도 약 20t(제주도 16t 해양환경관리공단 4t)에 이른다.

제주도 관계자는 “매년 소량의 모자반이 발견되곤 하지만, 이번처럼 대량의 모자반이 한꺼번에 떠 밀려 온 것은 처음”이라며 “현재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바이오연구센터에 의뢰, 정확한 발원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