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관광단지 인수’의 전제 조건

2015-01-21     제주매일

제주자치도가 중문관광단지 인수(引受)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한다. 이를 위해 관광산업경쟁력강화지원추진단 산하에 ‘중문관광단지 인수 담당’을 신설하고 인력도 배치했다. 이같은 도의 구상은 중문관광

단지의 개발 목적 등을 고려할 때 아주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중문관광단지는 지난 1973년 제주도종합관광개발계획에 따라 세계적 수준의 종합관광휴양지 시설을 목표로 개발이 시작됐다. 특히 1978년부터 단계별로 본격적인 개발사업이 추진됐는데 제주의 관광거점지 조성, 천혜(天惠)의 자연경관과 전통적 민속자원과의 조화, 관광객의 장기 체재가 가능하도록 휴양 및 레크레이션 시설 확충 등에 중점을 뒀다. 이후 중문관광단지는 제주관광의 핵심 시설로 자리 잡으며 국민관광지로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 진한 아픔도 있었다. ‘관광중흥’이란 기치(旗幟)의 개발정책에 밀려 이곳에 거주하던 대다수 사람들이 쫓겨나다시피 했다. 비록 얼마간의 보상금은 받았지만 고향을 떠나 유랑(流浪)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한국관광공사가 골프장을 포함한 중문단지 매각을 발표하자 서귀포시민들을 중심으로 도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거세게 높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중문관광단지 매각 대상은 골프장(95만5000㎡)과 단지 내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토지 71만9000㎡, 관광센터 등 다수. 감정가는 2011년 공개입찰 당시 1510억원으로 실로 만만치 않은 거액(巨額)이다.

 관건은 인수에 나선 제주자치도가 이 돈을 어떻게 조달하며, 향후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철저한 사전 계획이 수립되어 있느냐는 점이다. 자칫 명분(名分)만 앞세운 인수는 두고두고 짐이 될지도 모른다. 제주도가 이같은 점을 각별히 유념해 차분하게 일을 진행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