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인사 키워드는 ‘인적 쇄신’”
57년生 실·국장 전면 포진…中겨냥 조직 개편도
제주특별자치도는 15일 실·국장 및 과장급 이상 정기인사를 발표하며 지난해 8월 첫 인사가 ‘탕평’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은 인적쇄신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박영부 기획조정실장의 전격 사임에 따라 대부분의 실·국장을 교체하는 인사로 원희룡 지사의 의중이 실·국장과 과장 인사 곳곳에 스며들어, 일로써 승부하고자 하는 원 도정의 의지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1956년생과 1957년생 교체
제주도는 1955년생들의 예외 없는 공로연수, 1956년생 과장급 이상 간부공무원에 대한 파견 등 외곽 조직 배치로 1957년생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제주도 본청 소방안전본부장을 제외한 11명의 실·국장 중 10명을 교체했고 강용석 국제자유도시건설교통 국장 직대를 제외한 모두가 1957년 및 그 이후 출생자들로, 양기철 국제통상국장의 경우 1968년생으로 실·국장 중 최연소다.
1958년생인 김정학 특별자치행정 국장(직대)은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이 출범하며 총무과장을 맡은 지 한 달여 만에 정책기획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정책기획관 5개월 만에 다시 국장급으로 초특급 직위 승진해 ‘원도정의 핵심’중 한명임을 증명했다.
▲관광·카지노 관리 조직 신설
제주도는 최대 해외 투자자이자 관광객인 중국을 겨냥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해 ‘관광산업 경쟁력강화지원추진단’을 신설해 양창호 총무과장을 단장으로 발령했고 김진선 세정담당관실 세정담당을 팀장으로 배치했다. 또 원 지사가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카지노 관리 감독을 위해 ‘카지노감독관리팀’을 만들어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고 있는 김태엽 축산분뇨악취개선팀장에게 중책(팀장)을 맡겼다.
기존 물류체계개선추진팀, 말산업육성추진팀, 1차산업경쟁력강화지원추진단 등은 기존 정규조직으로 기능이 흡수·폐지됐다.
▲실·국장 추천제 시행
제주도는 이번 인사에서 실·국장이 업무 적임자를 발굴해 담당 또는 실무직원을 과별로 1명 또는 실국별 3명 이내로 추천하는 추천제를 시행했다. 제주도는 추천제 시행 시 실·국장을 중심으로 책임행정 구현은 물론 맞춤형 보직 부여로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추천제가 ‘자기 사람 데려오기’식으로 운영될 경우 ‘또 다른 라인 양성화’가 될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도는 이러한 문제의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 인사부서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는 계획이지만, 어떤 식으로 친분관계를 검증하고 판단할 지는 미지수다.
▲여전한 인사 잡음
제주도는 이번 인사에서도 국장급에 여성을 발탁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건복지여성국장 직을 개방형으로 전환했다.
보건복지여성국장에 공직자 출신인 여성 이모씨가 공모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또 제주도의회 사무처장 인사발령과 관련 구성지 도의회 의장이 지방자치법 제91조 2항을 들며 “의회사무처장 인사에 대한 일방적 통보는 있었지만 협의와 동의를 한적도 추천도 한 적이 없다. 이번 사무처장 인사를 수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제주도는 “구성지 도의회 의장이 고경실 의회 사무처장을 기획조정실장으로 이동시키거나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면 유임시켜 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는 이번 인사의 원칙에 부합되지 않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때문에 새롭게 발령된 오승익 의회 사무처장은 도로를 앞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사이의 ‘횡단보도’에 멈춰있어야 하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