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유치는 환경조성부터

2005-05-19     제주타임스

1977년 환란이후, 외자유치만이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다는 정부정책에 의해 외자유치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다. 또 지방정부에서도 외자유치를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 성공한 사례가 몇몇 있었다.
과연 제주는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완성하기 위해 초미의 관심사인 외자를 유치할 수 있을까? 물론 사안별로 다르겠지만 전반적인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자의 마음을 잘 읽어야 한다. 그들은 냉혹할 정도로 투자자금에 대한 원금회수와 이익창출을 따져본다.

첫째, 제주의 시장규모는 경쟁지역(국내외)에 비해 적다. 홍콩과 싱가폴은 상주인구가 제주의 10~15배이며, 방문관광객도 제주에 비해 2배 이상이다. 우리나라의 인천, 부산과 비교하더라도 상주인구면에서 수도권 2천만, 부산.남해권 7백만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내수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투자위험부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규모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가령, 제주 방문객이 장래 천만이 될 수 있다면, 이를 수용하기 위한 대전제인 공항 확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또한 천만을 유인할 수 있는 로드맵(road map)을 제시하고 그에 대해 책임있는 기관이 보증을 해야 한다.

셋째, 국가간의 외자유치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각종 세제혜택은 물론, 그들이 불편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교육, 문화, 의료시설을 확충하고 업무수행 시스템을 Global Standard에 맞추며, 지역주민들의 의식도 국제화 되어야 한다. 싱가폴은 이런면에서 세계 1위가 되고도 남는다.
우리나라 몇몇 기업도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으로 성장했으므로 우선 외자를 유치하기 전에 국내기업이 제주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 또한 조성되어야 한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이 제주를 기피한다면 어떻게 외자유치가 가능하겠는가?

관광은 자연경관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더욱이 기후가 고르지 못한 제주로서는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대규모 위락단지가 필수적이다. 자기자본이 없는 제주로서는 백만 도민이 하나가 되어 단합된 힘을 보여주는 것만이 내.외자 유치의 지름길이다. 지속가능한 관광(Sustainable Tourism)의 핵심은 어떻게 개발과 보존이 조화를 이루느냐에 있다. 

마카오를 보라. 홍콩의 변방으로 카지노로 명맥을 유지해 오던 마카오가 세계적인 카지노 개발업자에게 문화를 개방한 뒤, 2천만의 중국관광객을 유치하고 아시아의 게임 메카로, 더 나아가서 아시아의 MICE(Meeting, Incentive, Conference and Exhibition) 중심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 제주는 모든 면에서 마카오와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대안없는 비판보다는 외자유치 환경부터 조성해야 할 것이다.

김 종 희<(주)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